지난달 5대 은행과 카카오뱅크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8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증가액이다. 암호화폐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에다 사상 최대 규모의 청약증거금이 몰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 한층 더 강화된 대출 규제를 앞둔 가수요 등이 한꺼번에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은행의 4월 말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42조2278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8401억원(5.1%) 늘어났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돼 막판 신용대출 수요가 몰리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지난해 11월(4조8495억원)을 넘어선 숫자다. 카카오뱅크도 4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이 전달 대비 1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진행된 SKIET 공모주 일반청약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중복 청약 막차’로 불리며 인기를 모은 SKIET 청약 최종 경쟁률은 239.06 대 1에 달했다. 증거금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80조5366억원이 몰렸다. 개인이 신용대출로 상당 부분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은행 관계자는 “공모주 배정이 끝나면 일반인들이 새로 낸 대출의 대부분을 갚을 것이고, 신용대출 잔액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코인 투자 열풍과 오는 7월 강화된 DSR 규제를 앞둔 가수요도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빈난새/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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