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삼성생명공익재단에 지난해 억대 기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재단이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를 통해 공개한 2020년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지난해 삼성생명공익재단에 3억원을 기부했다. 이서현 이사장은 2014년을 제외하고 2011년부터 매년 3000만∼2억원씩 재단에 기부해왔다. 이번 기부까지 더해 이 이사장이 재단에 출연한 기부금은 총 11억원에 달한다. 재단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사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개인적인 기부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019년 재단에 1억원을 기부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기부자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지난해 거둬들인 기부금은 총 420억원 규모다. 이중 삼성전자가 265억원을 출연해 전체 기부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삼성디스플레이 16억원, 삼성물산 11억원, 삼성SDI·삼성전기 각 6억원 등 주요 삼성 계열사들이 기부금을 출연했다.
전·현직 삼성 임원들도 재단 기부에 동참했다. 전임 재단 대표이사인 성인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삼성전자 사장 출신 황창규 전 KT 회장이 5000만원씩 기부했다. 방송인 유재석도 지난해 재단에 1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재석은 2019년에도 재단에 같은 금액을 기부했는데, 지난해에도 조용한 선행을 이어갔다.
국내 최대 규모 공익재단인 삼성생명공익재단은 1982년 설립돼 삼성서울병원 등을 운영하며 의료·노인복지 사업을 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5년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이사장직을 넘겨받았지만, 올해 3월 물러났다. 후임으로 서정돈 전 성균관대 총장이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수빈 기자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