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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 글만 올리면 삭제돼요"…170만 쭉빵카페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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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가입 금지'를 원칙으로 하는 대표적인 여초(女超) 커뮤니티 다음 '쭉빵카페'가 위기를 맞았다. 운영에 불만을 가진 일부 회원들의 대거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쭉빵카페는 2000년대 인터넷 문화가 급속도로 발달하던 시기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얼짱, 뷰티, 성형, 생활, 연애 등 이야기를 공유하며 성장한 여초카페다.

2016년경 대표적 남성혐오 사이트 메갈리아의 영향을 받아 페미니즘 성향의 카페로 변화했고 친문 성향이 강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들어 쭉빵카페 회원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글을 올리면 '활동중단' 처리가 된다며 의구심을 품었다.

일부 회원들은 "여성 운영자가 운영하는 곳으로 간다"며 이탈해 타 커뮤니티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170만 명에 달했던 회원 수는 지난 30일 기준 162만 명으로 줄었다.

한 네티즌에 따르면 4월 들어 카페 내 남녀갈등이 시발점이 됐다. 글쓴이는 "여초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어인 '허버허버', '웅앵웅', '힘조' 등이 유튜브, 방송, 웹툰에 나오자 이를 남초 커뮤니티에서 좌표를 찍어 저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쭉빵 카페 여성 회원들은 이를 막기 위해 해당 웹툰에 들어가 남성들의 별점 테러, 댓글 총공(총공격)에 방어하기도 했다. 이후 '막이슈' 게시판에 페미니즘 관련 글을 썼다가 활동 중지를 받는 회원들이 급속도로 늘었다고.

어리둥절한 회원들은 다음 측에 민원을 넣어 확인했고, 쭉빵카페 운영진이 일부 회원들을 활동 중지 시킨 사실을 알게 됐다.

분노한 회원들은 게시물 작성을 멈추자는 단체 행동 '정전'을 결의했다. 이른바 '글리젠'(새 글)이 카페 수익에 연결되므로 운영진을 압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관리자들은 이같은 집단행동에도 정전 주동자들을 자르고 글을 모두 삭제 조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전사태 후 쭉빵카페 가입자가 6000명 이상 증가했다. 글쓴이는 "여성들만 가입이 가능했던 카페에 운영진이 남자 회원의 가입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며 "디시인사이드 등에 정회원 인증 글이 대거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운영자가 남자라는 소문도 있다. 진보 성향, 페미 지향의 카페였던 쭉빵에 남자 회원들이 들어와 성고민 게시판, 연애 게시판에서 관음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쭉빵카페 사태가 전해지자 네티즌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회원들로 먹고사는 카페인데, 페미니즘 입막음 때문에 여자들이 대거 탈퇴했다. 남초 카페에서는 남자들의 승리라고 좋아하는 거 보면 한심하다"는 반응이다.

반면 "쭉빵 회원들이 일반인 얼굴 사진 올려놓고 조리 돌림 했고, 남성 혐오 글도 많았다. 남초에서 관련 내용 신고 넣었고 겁먹은 운영자가 이번 일을 벌인 것"이라고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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