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왕국'의 멸망이다.
MBC 유일 미니시리즈인 MBC 월화드라마 '오!주인님'의 29일 방송분이 전국 일일 시청률 0.9%, 1.1%(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다. 평일 황금시간대에 편성된 드라마가 0%대 시청률을 기록한 것.
1회 2.6%가 자체 최고 시청률인 '오! 주인님'은 이후 줄곧 1%대 시청률을 이어왔다. 하지만 전일 기록했던 자체 최고 시청률 1.4%까지 깨지면서 0%대 시청률을 마주하게 된 것.
더욱이 '오!주인님'은 인기 여배우와 시청률 보증수표 인기 작가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와는 정반대의 현실 상황에 MBC가 유일하게 남은 미니시리즈 시간대마저 '폐지'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MBC는 '대장금', '주몽' 등 국민 드라마 뿐 아니라 '폐인'을 양성하며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하얀거탑', '다모' 등 완성도 높을 작품들을 내놓으며 '드라마 왕국'이라는 찬사까지 받았던 곳. 하지만 요 근래는 "드라마를 접는게 아니냐"는 말이 정도로 그 위상과 규모가 축소됐다.
현재 MBC에 편성된 드라마는 일일드라마 '밥이 되어라'와 '오!주인님', 딱 2개 작품 뿐이다. 이 상황에서 '오! 주인님'까지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더욱이 '오! 주인님'은 전작 '나를 사랑한 스파이' 종영 이후 3개월 만에 선보였던 작품.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니시리즈 시간대에 '퐁당퐁당' 편성을 했던 MBC는 '오!나의 주인님'을 시작으로 단편과 150억 원 대작 '검은태양' 등의 편성을 확정지으며 재기를 노리는 듯 했다.
그렇지만 '오!주인님'까지 시청률 고배를 마시면서 우려가 커지게 됐다.
'오! 주인님'은 16부작으로 기획 돼 종영까지 4회만 남은 상황. 남은 시간 동안 '오! 주인님'이 반전 드라마를 쓰며 MBC의 위상을 되살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