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부터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등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시행됐다. 동시에 차기 재건축 예정지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풍선효과'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긴급브리핑까지 열면서 투기세력을 차단하겠다고 선언해 이러한 효과를 얼마나 볼지 주목된다.
본격 반등하는 서울 아파트 매수세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6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2.7로, 지난주(101.1)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3주 연속 기준선(100)을 넘기게 됐다.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지수가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2·4 대책 발표 직후인 2월 둘째 주 이후부터는 100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4월들어 반등을 시작하더니 3주 연속(100.3→101.1→102.7)으로 100을 웃돌고 있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이 전주대비 2.4포인트 올라 104.2로 가장 높았다. 여의도·목동이 포함된 서남권은 102.4로 1.3포인트 상승했다. 상계·중계·월계동 등 재건축 기대감이 큰 노원구가 속한 동북권은 101.4를 기록해 지난주(101.0)보다 오르며 2주 연속 100선을 넘겼다. 용산·종로·중구가 속한 도심권 또한 0.2포인트 오른 104.1로 3주 연속 상승흐름을 유지했다.
민간이 내놓은 통계에서도 서울의 매수세는 회복되고 있다고 나온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26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83.1)보다 소폭 높아진 84.9를 기록했다. 2주 연속 확대 되면서 매수심리가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100 아래를 계속 기록하면서 ‘매도자 많음’ 시장을 보여주고 있다.
"교란행위 발생시 재건축·재개발 후순위로 밀릴 것"
오 시장은 과열 움직임을 포착하고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그러나 규제 직전 막판 매수세가 몰리며 대상 지역에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이제는 인근 지역이나 차기 재건축 단지로 불씨가 옮겨붙는 분위기다.이러한 과열 움직임에 오세훈 시장은 전날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오 시장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없이는 백약이 무효"라며 "재개발·재건축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가능한 행정력을 총동원해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를 먼저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투기적 수요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로 본보기를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허위신고, 호가만 올리는 행위, 가격담합 등의 비정상적인 사례들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부동산 실거래에 대한 현장 모니터링과 거래분석을 통해 투기성 거래로 판단되는 사안은 엄정하고도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서울시는 다운계약같은 허위신고 15건, 신고가 신고 후에 취소하는 사례 280건, 증여 의심사례 300건 등을 포착했다며 교란행위에 발생 곳에 불이익을 주겠다고도 했다. 오 시장은 "교란행위가 빈발하는 단지, 입주자대표회의가 연관된 경우 등에는 분명하게 재건축·재개발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며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단지별 가격 담합에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그런 것은 반드시 상응하는 불이익이 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