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정(23·사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리스 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 첫날 자신의 최소타 기록을 세우며 첫 메이저 퀸에 한발 가까이 다가섰다.
김우정은 29일 전남 영암군의 사우스링스 영암 카일필립스 코스(파72·6532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몰아쳤다. 김지영(25)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김우정은 흔들림 없는 플레이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잡아내며 무결점 경기를 펼쳤다. 그린을 딱 한 번만 놓칠 만큼 샷이 정확했고 그린에서 거의 실수가 없었다. 버디 8개 중 대부분이 3~5m 거리에서 나왔다. 그는 라운드 종료 뒤 “몇 타를 쳤는지 모를 만큼 경기에만 집중했다”며 “탄도를 낮게 치는 샷을 많이 연습한 덕분에 바람이 많이 부는 코스에서도 샷이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정은 지난해 9월 이 코스에서 열린 팬텀 클래식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좋은 기억이 있다. 컨디션도 좋았다. 그는 “평소보다 경사가 잘 보였고, 보이는 대로 쳤더니 다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우정은 ‘골프 집안’ 출신이다. 아버지 김진철 씨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프로 출신이고 오빠 김동수 역시 KPGA 프로 자격을 갖추고 있다. 김동수는 작년부터 김우정의 백을 메고 있다. 이날도 캐디로 나선 오빠와 라운드를 누빈 김우정은 “오빠와 그린에서 라인을 파악하는 데 의견이 잘 맞았다”며 “오빠가 캐디를 해주면서부터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프로 데뷔 3년차. 아직까지 우승 기록은 없지만 이날 호쾌한 출발을 알리면서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우정은 “이번 시즌에는 첫 우승이 목표지만 상금 랭킹 20위 이내에 드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는 KLPGA 톱랭커들의 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1978년 창설돼 국내 여자 프로골프 대회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대회 KLPGA 챔피언십은 1990년부터 1992년까지 3년 연속 우승한 고(故) 구옥희 이후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가 없다. 김지영은 버디 10개를 잡아내며 9언더파 63타로 첫날 단독 1위와 코스 레코드를 한 번에 거머쥐었다. 15번홀(파5)에선 세 번째 샷이 러프에 떨어졌지만 네 번째 어프로치샷이 그대로 홀로 들어가는 행운까지 따랐다.
지난해 우승자로 타이틀 방어를 노리는 박현경(21)은 보기 없이 3언더파를 기록했다. 앞서 올 시즌 두 번의 경기에서 모두 2위로 아깝게 우승을 놓친 장하나(29)는 4언더파의 준수한 스코어로 첫발을 디뎠다.
조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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