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에 결점이 있다며 금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대량의 전기 소모 등 친환경적이지 못하고, '더 잘 설계된' 다른 암호화폐와의 경쟁에서 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28일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 원자재 리서치 총괄은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을 보면 이 가상화폐가 장기적으로 가치저장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초 6만3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4만 달러 후반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5만 달러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커리 총괄은 고객 메모에서 "비트코인의 거래 행태를 보면 금보다는 구리에 가깝다"면서 "세계적으로 코로나 감염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줄었다. 위험자산에 불던 순풍은 일부 사라졌고, 안전자산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났다"고 비트코인의 약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또 비트코인의 약세가 다른 가상화폐들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나타났다는 점을 들어 만약 비트코인이 확실한 지배적 가상화폐라면 생각하기 어려웠던 일이라고 진단했다. 커리 전략가는 "비트코인은 이더리움, 알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에 자리를 내줬다. 가상화폐들 사이에 지배적인 장기 가치저장소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비트코인에 추가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과다한 전기 소모에 따른 환경적 영향 및 실제 화폐로서의 사용 사례가 부족하다는 우려 등을 들면서 "비트코인은 '더 잘 설계된' 다른 가상화폐에 리더십을 내어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캠브리지대는 비트코인이 채굴에만도 연간 약 144 테라와트(TWh)의 전기를 소비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나 네덜란드의 연간 소비량(120TWh)보다 많다. 빌 게이츠는 지난달 뉴욕타임즈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인류에게 알려진 방법 가운데 전기 소모량이 가장 많다"며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김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