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극에 달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대박을 좇아 알트코인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제외한 알트코인에 대해서는 총 발행량과 시세 조종 가능성, 공시 여부 등 다양한 판단 기준을 통해 사전에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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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비트코인·이더리움부터…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1조1115억달러다. 애플과 아람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을 제외하고는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가장 크다. 워런 버핏의 벅셔해서웨이나 삼성전자, 월마트 같은 우량주보다 덩치가 커졌다는 의미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AA.26161186.1.jpg)
‘백서’ 없는 코인은 피해야
전문가들은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깜깜이 코인’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판별할 대표적인 잣대가 바로 ‘백서’다. 백서는 암호화폐를 설명하는 일종의 공시자료 모음이다. 누가 개발했는지, 어떤 기술이 들어갔는지, 어떤 목적에서 개발된 것인지 등 기초적인 정보가 집약돼 있다. 정석문 코빗 이사는 “워낙 ‘사기’ 코인이 많다 보니 가짜 사진을 붙여 놓은 경우도 많다”며 “알트코인을 개발한 사람이 자기의 신분을 드러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AA.26161188.1.jpg)
암호화폐 총 발행량과 관련 전략이 공개됐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쟁글’을 운영하는 이현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총 발행량과 관련한 전략이 공개돼 있지 않거나 투자자와의 소통도 없이 제멋대로 바꾸는 식의 행태를 보이는 코인은 그만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총 발행량 사전 검증은 기본
암호화폐 총 발행량은 장기적인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예컨대 비트코인은 2100만 개로 총 발행량이 제한돼 있다. 이 가운데 발행된 비트코인은 약 1800만 개 정도다. 4년마다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이를 반감기라고 부른다. 반감기가 왔던 2013년과 2017년, 2021년에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던 이유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해외 기관투자가가 늘고 있는데, 공급은 줄어드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간 진폭이 ±60~80%에 달하지만, 전문가들이 비트코인 가격의 장기 우상향을 예측하는 이유다. 그러나 일부 알트코인은 해마다 10%씩 증가하거나 개발 업체 측에서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알트코인은 앞으로 수요가 계속 늘지 않는다면 항상 폭락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셈이다. 수급 상황 모니터링도 필수
주식 투자에서 대주주 지분율 등 기업지배구조가 중요한 것처럼 알트코인도 누가 얼마나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소수가 독점하는 구조라면 알트코인 상장 직후 이들이 물량을 풀어 이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석문 코빗 이사는 “기업이 상장하기 전에 프리IPO 등 방식으로 소유 지분을 분산시키는 것처럼 암호화폐도 블록체인 조작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코인 배분을 분산하는 게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상위 10명의 점유율은 5%에 불과하다. 반대로 도지코인은 상위 10명의 점유율이 47%에 달한다.수급 상황도 지속적으로 챙겨봐야 하는 지표다. 주 대표는 “거래소가 투자자로부터 위탁받아 보유한 알트코인 물량을 잠재적인 매도 물량으로 본다”며 “거래소에 있는 물량이 증가할수록 가격 하락 압력이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손실 위험은 변수 아니라 상수
알트코인에 투자할 때 분산 투자는 기본이다. 비트코인에 투자한 자금의 10% 정도만 알트코인에 넣고, 이 알트코인도 여러 곳으로 분산하라는 조언이다. 시장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주식과 달리 알트코인은 고점을 알 수 없다.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한눈파는 사이 손실 구간으로 접어들게 된다.거래소의 예약 손절(스톱로스) 매도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손실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특정 가격에 도달할 때 사용자가 직접 매도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보유 암호화폐를 처분할 수 있다. 24시간 돌아가는 거래소를 항상 체크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가에서 일정 비율 하락하면 자동 매도하도록 예약을 걸어두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손실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