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이 70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압구정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오름폭을 키웠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8%로 집계됐다. 전주 0.07% 대비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은 오 시장이 임기를 시작한 후 2주 연속 오름폭을 키우는 추세다. 지난 2월 첫째 주(0.10%) 이후 이달 첫째 주(0.05%)까지 상승폭이 둔화해오다 오 시장 취임 직후인 지난주(0.07%) 10주 만에 상승폭을 키웠다. 부동산원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재건축 위주로 매수세가 증가하며 서울 전체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남구 아파트는 이번주 0.14% 올라 전주(0.10%) 대비 상승률이 0.04%포인트 높아졌다. 2019년 12월 셋째 주(0.36%) 이후 70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강남구 집값은 앞서 2019년 ‘12·16 대책’에서 나온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 규제로 한동안 눌려 있었다. 그러다 서울 전역 집값이 급등하면서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오 시장 당선 이후 압구정동 등 재건축 위주로 집값에 불이 붙었다.
실제로 최근 압구정동 재건축 일대에선 신고가가 쏟아지고 있다. ‘현대4차’ 전용면적 117㎡는 지난 13일 41억75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인 지난해 6월(36억원)보다 5억원 넘게 뛰었다. ‘신현대11차’ 전용 171㎡도 지난 12일 52억7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현대3차’ 전용 82㎡는 지난 9일 30억3000만원에 계약서를 써 처음으로 ‘30억 클럽’에 가입했다.
‘강남3구’로 묶이는 서초구(0.10%→0.13%)와 송파구(0.12%→0.13%)도 각각 잠원·방배동, 잠실·방이동 재건축 위주로 매수세가 몰려 전주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은 그동안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측면이 있다”며 “마포, 용산 등과의 가격 차이를 벌리기 위해 상승폭이 커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강북권에선 ‘상계주공’ 등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이번주 노원구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17% 올라 25개 자치구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마포·양천구(0.08%)도 각각 성산동과 목동 재건축 위주로 많이 올랐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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