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 살균기 제조사들이 '살균력 99.9%'를 내세워 제품을 광고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이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99.9%에 미치지 못하는 살균력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은 휴대용 칫솔 살균기 15개 제품의 살균력을 측정한 결과, 12개 제품이 99.9%에 미치지 못하는 살균력을 보였다고 19일 발표했다. 15개 칫솔 살균기 가운데 3개 제품만이 99.9%의 살균력을 보인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측정한 균은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녹농균, 뮤탄스균 등 4종이다. 국내엔 휴대용 칫솔 살균기의 성능을 검증하는 표준화된 시험 방법이 없어 국제 표준 규격인 'JIS Z 2801' 시험법을 참고해 소비자의 사용 환경과 가장 유사한 조건에서 균 감소율을 실험했다.
실험 결과 △오투케어의 BS-4000 모델, △프리쉐의 PA-TS700 모델, △한샘의 4.0 LED 충전식헤드형 모델은 4개 균에서 모두 99.9%의 살균력을 보였다.
하지만 이 3개 모델을 제외한 ①닥터웰 (DR-190) ②닥터크리너(BIO-701) ③라온(RNS-200ser) ④비타그램(WGT-0918) ⑤식스비(SB-UVLED02) ⑥아이리버(TBS-100) ⑦오아(OTS-001WH) ⑧울트라웨이브(TS-02) ⑨유토렉스(UTC-3060) ⑩카스(MTS-100) ⑪카카오프렌즈(KFTS-APK-001) ⑫허밍(HMC-1000)은 99.9% 미만의 살균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황색포도상구균’ 감소율은 허밍(HMC-1000) 제품이 40.7%로 가장 낮았다. ‘대장균’ 살균력은 유토렉스(UTC-3060)가 47.8%로 가장 낮았고, ‘뮤탄스균’ 감소율이 가장 낮은 제품은 31.5%의 살균력을 보인 닥터웰(DR-190)이었다. 닥터웰의 DR-190 제품은 ‘녹농균’ 살균력(13.5%)에서도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소비자연맹은 15개 업체 중 4개 업체(라온, 비타그램, 오아, 허밍)가 "시험 조건에 따라 결과값이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연맹은 "휴대용 칫솔 살균기를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살균능력에 대한 '인증 받았음'을 강조하며 광고를 하고 있으나, 인증을 받기 위한 (통일된) 실험 방법이 없다"며 "시험 기관은 제조업체가 요청하는 시험 기준에서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살균 기능을 측정하는 통일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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