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은 국내 가입자만 4000만 명이 넘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린다. 그러나 가입자가 실제 몸이 아파 병·의원을 이용하더라도 보험금 신청서는 물론 진단서, 진료비 영수증 등까지 일일이 발급받아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워낙 크다 보니 금액이 많지 않다면 그냥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금융위원회가 2018년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비율은 47.5%에 달했다.
지난 몇 년간 이런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겠다며 뛰어든 스타트업들 덕분에 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도입하는 금융회사가 크게 늘고 있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7월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메디블록과 제휴해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진료에 대해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이달 초엔 또 다른 스타트업인 레몬헬스케어와 손잡고 대상 병원을 27곳으로 늘렸다. 각종 증빙서류를 우편·팩스 등으로 제출하는 대신 몇 차례 클릭만으로 필요한 서류를 확인하고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메디블록이 제공하는 ‘메디패스’ 앱이나 레몬헬스케어 ‘청구의 신’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 1월 모바일뱅킹 앱 ‘WON(원)뱅킹’을 통해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실손보험 빠른 청구 서비스’를 선보였다. 서울성모병원 등 90여 개 주요 대형 병원과 연계해 삼성화재, 현대해상화재 등 31개 보험사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우리은행에서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이라도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며 제휴 병원이 아닐 경우 스마트폰으로 서류를 촬영해 업로드할 수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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