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한 유명 기획사 '적통' 신인으로 주 받았던 A 그룹 멤버들은 최근 스케줄을 할 때마다 불만을 토로했다. 과거 데뷔만을 꿈꾸며 수년의 기간 동안 연습생으로 버텨 왔지만, 막상 데뷔한 후 1년이 넘게 정산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 심지어 A 그룹은 소속사 선배 그룹의 후광을 등에 업고 데뷔하자마자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밖에서 보이는 화려한 모습과 달리 금전적인 보상이 없자, 불만이 커진 것. 회사는 그들에게 "연습생 때 투자했던 비용 회수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아이돌 산업은 체계적인 연습생 시스템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디션에 합격하고, 수년간 트레이닝을 받고, 연습생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거쳐 데뷔조로 선발될 수 있는 것. 연습생으로 트레이닝을 받는 기간 동안 춤과, 노래뿐 아니라 연기, 방송 화법, 영어 등 외국어, 연기 등 다양한 수업과 필라테스와 PT 등 다양한 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습생으로 발탁된 후 별도로 비용을 지불하진 않는다. 과거엔 '교육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회사들도 있었지만, 그런 회사들은 "사기"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연습생 때 배우는 모든 비용이 '무료'인 셈. 다만 엔터테인먼트사에서 '투자' 명목으로 연습생들을 교육, 훈련시키는 만큼 데뷔 이후 수익이 발생할 경우 우선적으로 투자금 회수가 이뤄지고, 그 이후에야 정산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인 시스템이다.
때문에 연습생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산 금액도 줄어든다. 8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진 조권은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2008년 데뷔 후 3년 동안 진행비를 제외하고 정산받은 금액은 20만 원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계약서'를 정하면서 몇몇 대형 기획사에서는 교육, 훈련과 관련된 비용을 더는 청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뷔 후 '공식적인 연예 활동으로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차량유지비, 의식주 비용, 교통비 등 연예활동의 보조 유지를 위해 필요적으로 소요되는 실비)과 수수료 비용 및 동의 하에 지출된 비용을 공제한 금액'을 '수익배분대상'으로 지정했기 때문.
하지만 여전히 많은 회사의 경우 부수 조항을 통해 연습생때 소요된 비용을 정산하고 있다.
연습생 비용, 얼마길래?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연습생 1인당 회사가 투자하는 비용은 10년 전 2000만원에서에서 4000만 원 정도였다면, 최근엔 1억 원 수준까지 올라갔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공개한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인개발비로만 12억 원 상당의 지출이 있었다. YG엔터테인먼트 신인개발팀 관계자도 2018년 11월 V앱 'YG보석함'에서 1인당 최소 1억 원씩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방탄소년단을 배출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수장 방시혁 대표는 해외 매체 더 디솔브와 인터뷰에서 "연습생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에만 약 3개월이 소요된다"며 "3개월 동안 자신에게 필요한 수업과 훈련 세션을 예약하라고 알려준다"면서 개인화 된 수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만의 연습생 시스템, 해외 수출도
한국의 연습생 시스템은 해외에서도 K팝만의 차별화된 문화로 꼽히고 있다. 1996년 H.O.T.가 데뷔했을 때에만 하더라도 연습생 시스템으로 트레이닝을 받고, 회사의 기획력으로 팀이 만들어 데뷔하는 것에 대한 반감과 "만들어진 그룹"이라는 비아냥이 있었지만, 30년 가까이 시스템화 되면서 "완성도 높은 K팝의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는 것. JYP엔터테인먼트가 소니뮤직과 손잡고 한국의 트레이닝 시스템을 결합한 '니지프로젝트'로 데뷔한 니쥬는 첫 앨범부터 오리콘 차트 정상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아시아 주요 국가를 커버하는 미디어 매체와의 제휴를 통해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할 경우, 본 프로그램은 아시아 시장에서 신인 아티스트 CASTING의 기회로 활용됨과 동시에 JYP 브랜드를 아시아에 홍보하는 기회가 된다"며 "아시아 CASTING 프로젝트를 통해 별도의 투자 없이 지속적으로 좋은 해외 아티스트 선발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고, 배출된 해외 아티스트를 통해 아시아 시장 공략의 가속화가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역시 CJ ENM과 손잡고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신인 보이그룹 엔하이픈을 론칭했고, 2019년 12월 TNDJ INC를 설립하고 일본 내 연습생 교육과 훈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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