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관은 16일 과천정부청사 출근길에 취재진에게 "수사 단서가 있으면 검사는 수사할 수밖에 없지만 '수사는 타이밍'이란 얘기는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사가 언론과 누구의 작품인지는 모르겠으나 수사가 언론과 매우 밀접하다는 생각은 가졌다"고 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검이 이 지검장을 재판에 넘기기로 결정했고, 대검찰청도 이에 동의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오자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차기 검찰총장 인선 절차에 대한 질문에 박 장관은 "아직 (총장 후보를) 압축하는 작업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현재로선 유력한 후보가 누구라고 얘기할 수 없는 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통령께 (후보) 제청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겠다"고도 말했다. 인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는 취지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도 이날 김학의 불법출금 의혹 수사와 관련해 "(대검의 의견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수처와 대검은 사건의 피의자인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권을 어디에서 가지느냐를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김 처장은 "해당 사건을 수원지검에 이첩한 것은 향후 공소권 행사를 유보한 '재량이첩'"이라고 주장하며 대검과 공방을 벌였다.
당초 검찰로부터 이 사건 수사를 넘겨받았던 공수처는 지난달 12일 수원지검에 사건을 재이첩했는데, 이때 '피의자를 재판에 넘길지 여부는 공수처가 결정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검찰의 반발을 샀다.
이에 대검은 14일 공수처에 '수사 진행 정도'의 경우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하면 그 이후엔 이첩을 요청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처장은 "(대검 의견은) 저희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압수수색은 수사 초반에 증거 수집을 위해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과 상당한 정도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부분과는 연결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다만 "수사의 중복과 관련해서 기본적으로 사실관계가 동일해야 (이첩을 요청할 수 있다고)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