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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전 부총리가 우리 경제에 던지는 세 가지 질문 [홍영식의 정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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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8년 퇴임 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을 만들어 전국 농·어촌을 다니며 강연하고 있다. 또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들 모임 ‘소셜임팩트 포럼’ 활동에도 주력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보폭을 더 넓히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책을 집필하고 있고, 이달 말 퇴임 뒤 처음으로 고향(충북 음성)을 방문해 강연하는 것에 대해선 여러 정치적 해석들이 나온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12일엔 친정인 하나은행을 방문해 후배 행원들에게 ‘김동연 선배와 함께하는 유쾌한 반란’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전 부총리는 덕수상고 3학년 때인 1974년 11월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신탁은행에 촉탁행원(수습 또는 인턴)으로 입행했다. 이듬해 2월 정식 행원으로 발령 받은 뒤 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으로서 첫 발을 내디딘 1982년 9월11일까지 8년 가까이 이곳에서 근무했다.

그가 후배 행원들에게 당부한 것은 첫 번째 실패를 두려워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라는 것이다. 은행 같이 안정된 직장에서는 자칫 그냥 흘러가는대로 생활하기 쉬운데, 그런 익숙함과 결별하고 편안함을 깨트리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남에게 휘둘리지 말고 자기다움, 나 다움을 지키라는 것. 자기 중심을 잡으라는 것이다.

책을 집필하고 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김 전 부총리는 책 내용과 관련, “첫 장은 34년 간 공직생활 하면서 경험한 두 번의 처절하게 좌절했던 사례를 담고 있다”고 했다. 그가 소개한 첫 번째 좌절은 기획재정부 국장 때인 2005년 ‘비전 2030’ 작업을 할 때였고 두 번째 좌절은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 때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보자고 시도했지만 실패하면서 겪은 것이다. 집필 중인 책은 이에 대한 처절한 반성문이라고 김 전 부총리는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강연 뒤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책은 대한민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세 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진짜 문제는 무엇이고, 문제를 푸는 해답은 무엇이며, 실천에 옮기는 방안이 무엇이냐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4년 공직 경험과 부총리를 그만두고 지방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봉사할동 하면서 많이 성찰했고,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해 책을 쓰고 있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가 오는 27~28일 1박 2일 일정으로 고향인 음성과 외가인 진천 방문 일정을 잡은 것에 대해 정치권은 주시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퇴임 뒤 고향에 잠깐 간 적은 있지만 공식 초청을 받고 강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부총리는 음성의 지역개발협의회와 사회단체협의회 등 초청을 받았다. 그의 고향에 대한 애정은 깊다. 행정고시 합격뒤 자원해 충북도청과 음성군청에서 수습공무원 시절을 보냈다. 28일 음성 맹동혁신도서관에서 진행될 강연 제목은 ‘나와 세상의 벽을 넘는 유쾌한 반란’이다. 이어 어머니 고향인 진천도 방문한다.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전 부총리는 “그런 의미가 아니고 고향에 대한 애정 때문에 가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책 집필과 고향 방문을 예사롭게 보지 않고 있다. 정치 활동을 위해 서서히 몸을 푸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정치인들이 중요한 결심을 할 땐 고향 방문을 시발점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해 4월 총선 때 여야로부터 잇단 영입 제안을 받은 바 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서도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 영입 러브콜이 이어졌지만, 김 전 부총리는 모두 마다했다.

그러나 그가 지난 1월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 출마 요청을 거절하면서 페이스북에 쓴 내용이 눈길을 끈다. “이제는 우리 정치에 이기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판을 짜는 ‘경장(更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정치와 정책의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라 적극 참여하는 생산자로 나서야 합니다. 동시에 사회 각 분야에서 유능하고 헌신적인 분들이 힘을 합쳐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뛰어난 우리 국민의 역량을 모을 리더십을 만들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사회변화에 기여’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나겠습니다.”

홍영식 논설위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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