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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예약 5분 만에 끝…美서 이틀 만에 화이자 맞았다 [현장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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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주사를 맞기 위해 온라인 신청을 시도한 건 토요일인 지난 10일. 기자가 거주하는 미국 뉴저지주에선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인근 뉴욕주 사이트로 접속했다.

백신 예약이 가능한 곳 리스트가 수십 곳 표시됐다. 장소마다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등 백신 종류가 달랐다. 신청자가 백신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였다. 부작용이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진 화이자 백신이 전체의 90%가량을 차지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3억 회분의 화이자 백신 조달 계약을 맺은 상태다. 화이자만으로도 집단 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규모다.

거주지에서 차로 40~50분 떨어진 뉴욕주 그린우드 레이크의 대형 약국 체인 CVS에서 12일 정오에 화이자 백신을 맞는 걸로 결정했다. 신청일 기준 이틀 후다. 1차 예약을 완료하자마자 3주일 이후의 2차 접종일을 확정하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모든 절차를 끝내기까지 5분가량 소요됐다.

접종 당일 시간에 맞춰 약국 체인 안으로 들어서자 7~8명의 대기자가 눈에 띄었다. 접종 예정자마다 약속 시간이 다르다 보니 붐비지 않았다. 연령층은 20대 초반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입구에서 행정 직원이 보험 가입 내역과 함께 뉴욕 내 거주 또는 근무 여부를 간단하게 확인했다. 이 직원은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무상으로 진행하지만 보험에 가입했다면 접종 비용을 정부와 보험사가 분담하고, 무보험자라면 정부가 다 부담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주사를 놓는 사람은 족히 70대 후반은 돼 보이는 의사였다. CVS 직원은 “작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발 후 의료 인력 수요가 급증한 뒤 퇴직 의료진을 많이 채용했다”고 전했다.

접종 직후 의료진이 약국 안에 별도로 마련된 임시 휴게실로 안내했다. 15분간 대기한 뒤 이상이 없을 때만 귀가할 수 있다고 했다. 만에 하나 이상 반응이 나타날 경우 의료진이 긴급 구호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스테파니란 이름의 CVS 직원은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1차 접종 후 2주일 이내 50%, 2차 접종 후 95% 항체가 형성될 것”이라며 “100%는 아닌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미국에선 하루 확진자 수가 6만~7만 명 정도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하루 평균 20만여 명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에 그치는 숫자다.

팬데믹의 핵심 지표로 여겨지는 사망자 수와 중환자실 입원률도 뚝 떨어지고 있다. 사망자 수는 올 1월만 해도 하루 3000명을 넘기 일쑤였으나 요즘엔 800~900명 정도다. 대부분 기저질환자다. 코로나 감염에 따라 집중치료실(ICU)에서 치료를 받는 중환자 수는 1월에 하루 최고 1만7000여 명에 달했는데, 지금은 900명을 밑돌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빨리 배포되고 있는 백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체 50개 주에 하루에 321만 회분(최근 7일 평균)의 백신이 배포되고 있다. 미국은 혈전(혈액 응고) 부작용 논란이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선 아예 승인도 내주지 않고 있다.

미국 내 집단 면역 형성 시기가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CDC는 이날 홈페이지에 “지금 접종 속도로 보면 6월 10일에 집단 면역 수준인 접종률 70%(전체 인구 대비)에 도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CDC의 접종률 70% 도달 시기는 지난달 말만 해도 6월 하순이었지만 백신 배포 속도가 빨라지면서 계속 앞당겨지는 추세다.


미국 내 일각에서 ‘백신 차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뉴욕시만 해도 지역에 따른 접종률이 30%에서 60%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부촌의 접종률이 훨씬 높은 편이다.

백인과 흑인간 접종률 격차 역시 시간이 지나도 줄지 않고 있다. 예컨대 뉴욕에서 전체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흑인들의 코로나 사망자 비중은 20%(5일 기준)인데, 백신 접종률은 10%에 그치고 있다. 부촌 지역에 접종 장소가 상대적으로 많은데다 흑인들 사이에서 접종을 꺼리는 문화도 있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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