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들이 배터리 기술 분쟁 합의 직후 내부 서신을 통해 임직원을 독려하고, 적극적인 사업 확대 의지를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난 11일 저녁 이메일을 통해 “소모적 소송에 얽매이기보다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게 국가 산업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SK는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합의금으로 LG 측에 2조원(현금 1조원+기술 로열티 1조원)을 주기로 했다.
김 사장은 “이번 합의로 배터리 사업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고, 미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에 맞춰 추가 투자와 협력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배터리 분쟁 합의를 회사와 임직원들이 더 큰 성장을 이루는 계기로 만들자고 독려했다. 그는 “우리 기술과 제품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더 큰 성장을 통해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도 12일 보낸 이메일에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전기차 확산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숱한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 도전과 혁신을 포기하지 않은 임직원들의 노력, 가치가 정당하게 인정받았다”며 이번 합의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30여 년간 투자로 쌓아온 배터리 지식재산권을 인정받고 법적으로 확실하게 보호받게 된 것은 무엇보다 큰 성과”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소송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과 추측이 난무했지만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옳다고 믿는 바를 실현해 나갔다”며 “앞으로도 기술 역량과 지적 재산에 대한 소중함, 자부심을 되새겨 더욱 소중하게 보호하고 미래 기술력 확보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 세계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선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시장은 두 회사의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날보다 2만8500원(11.97%) 급등한 2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전날보다 2조원 이상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기업 LG화학 주가는 0.62% 상승 마감했다.
안재광/고윤상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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