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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은 강원 동해를 공장 부지로 점찍고 최정예 직원들을 해저 케이블 개발에 투입했다. 1년 뒤인 2008년 7월 LS전선에 ‘설욕’의 기회가 찾아왔다. 한전은 제주~진도 간 122㎞ 초고압 직류송전 연계 사업을 공고했다. 사업 규모는 4500억원,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해저 케이블 사업이었다. LS전선은 세계 1위 기업 넥상스, 일본 JPS와의 경쟁을 뚫고 2009년 2월 단독사업자로 선정됐다.
LS전선은 제주~진도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LS전선은 작업 효율화로 작업비를 3280억원으로 줄였다. 국가적으로도 큰 이익을 보게 된 것이다. LS전선은 제주 프로젝트에서 고압직류송전(HDVC) 케이블 두 가닥과 통신케이블 한 가닥으로 구성된 회선을 2개씩 포설했다. 한 회선이 고장나더라도 운전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제주의 남는 전력을 다시 육지로 보낼 수 있는 경우도 대비한 방안이었다.
이후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사업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전남 화원~안좌도 구간, 제주 월정리 풍력 시범단지, 전남 장죽~수도 조류발전단지 등의 해저 케이블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이후 LS전선은 전선 부문 세계 일류가 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전선 부문 시스템 패키지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중국 유럽 등 각국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대응해 공격 경영을 지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해외로도 눈을 돌렸다. 인도네시아 북쪽 군도 티도레섬에서 터네이트섬까지 10㎞ 구간 헤저 케이블 사업을 수주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사라왁 도서지역의 전력망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등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실적을 쌓아나갔다.
LS전선 관계자는 “LS전선 경영진은 ‘실력이 부족한 것은 인내할 수 있지만 늦어서 실패하는 건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며 “발 빠른 도전 덕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