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30일(17:2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CC의 회사채 발행에 예상을 뛰어넘는 7000억원대의 투자금이 몰렸다. 국내 최대 건자재 기업인 KCC는 2018년 총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을 들여 미국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를 인수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C가 이날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1000억원 발행을 앞두고 이날 실시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 7400억원 규모의 주문이 들어왔다. 다음달 8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KCC는 최대 2000억원의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금리도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모집 물량이 채워졌다. KCC는 국내 AA-등급 3년 만기 회사채 등급민평 수익률 산술평균인 연 1.52%를 기준으로 최대 플러스 0.65%포인트를 희망금리로 제시했다. 이날 입찰에서 동일 등급평균 금리보다 0.1%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에서 모집물량이 채워졌다. 신용등급 AA-인 KCC 회사채 3년물 개별민평금리는 지난 26일 기준 연 2.068% 수준으로 같은 등급 기업대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번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KCC 신용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KCC는 지난해 5월 1500억어치 채권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900억원만의 매수주문만 받는 데 그쳤다. 이후 KCC는 회사채 시장에 나서지 않고 단기 차입 위주로 자금을 운용해왔다. 당시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기관들의 투자심리가 냉각됐을 뿐만 아니라 KCC가 모멘티브 인수 이후 차입 부담과 경기 하강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5조8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9% 늘어나고 영업이익 등 실적을 흑자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모멘티브가 연결기업으로 편입되면서 부채가 7조1015억원으로 전년말 4조9289억원에서 크게 늘었으나 자산이 12조원대로 증가해 부채비율 135%에 차입금 의존도 35.3%를 기록하는 등 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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