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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빈자리 노린다…한국에 '공짜폰' 승부수 던진 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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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중국 제조업체인 샤오미가 점유율 확대에 시동을 걸고 있다. 올 초 LG전자가 매각과 철수를 포함한 스마트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선언하자 이 빈자리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오는 30일부터 보급형 스마트폰 '레드미(홍미) 노트10'를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 상위 모델 '레드미 노트10 프로' 출시일은 다음달 9일이다.

샤오미는 이번 레드미 노트10를 통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샤오미는 지난해 미국 상무부의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차질을 겪은 화웨이 공백을 흡수하며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 3위로 올라선 바 있다.

샤오미는 국내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기기값을 저렴하게 책정하고, 구매처를 늘린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샤오미 스마트폰은 공식 총판, 일부 이동통신사 온라인 몰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SK텔레콤, LG유플러스 온라인 샵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옥션 G마켓 등 오픈마켓과 알뜰폰 등 자급제 채널도 레드미 노트10 시리즈를 판매한다.

특히 LG유플러스가 21만8900원으로 출고가가 책정된 기본형 모델에 모든 요금제 일괄 19만1000원에 달하는 공시지원금을 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 판매·대리점 추가 지원금 15%을 더하면 사실상 어떤 요금제를 이용해도 이른바 '공짜폰'이 되는 셈이다.

이동통신사의 공시지원금 규모는 대개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협의를 거쳐 결정되고, 일반적으로 요금제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레드미 노트10에는 저가 요금제도 고가 요금제와 동일한 지원금이 실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샤오미 측이 부담을 더해서라도 판매량 증가에 힘을 실은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레드미 노트10 시리즈는 저렴한 가격을 고려하면 성능이 준수한 편이다. 6.67인치 레드미 노트10 프로(6.67인치)는 120헤르츠(Hz) 화면 주사율, 1억8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포함한 후면 쿼드(4개) 카메라, 5020밀리암페어시(mAh) 대용량 배터리 등 최신 스마트폰에도 탑재하는 스펙들을 일부 갖췄다.

샤오미는 글로벌 공개 후 약 2주 만에 국내에 레드미 노트10을 들여왔다. 그간 출시 시점으로 한국 시장을 홀대했던 일부 해외 제조사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게 샤오미 측의 설명이다. 사후서비스(AS) 서비스도 강화했다. 샤오미 스마트폰은 전국 23곳 SK네트웍스 서비스 공식 AS지점에서 수리할 수 있도록 AS 지점 수가 크게 확대됐다.

업계는 그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했던 LG전자의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샤오미가 던진 승부수가 통할지 주목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6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애플이 21%, LG전자가 13%로 뒤를 이었다.

샤오미는 중국 브랜드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겐 친숙도가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샤오미는 최근 몇 년 간 꾸준한 가성비 전략을 앞세우며 국내 소형 가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실제 LG전자 스마트폰 유저들이 대부분인 네이버 카페 'LG 모바일 사용자 카페'엔 LG전자의 스마트폰 철수설 이후 LG폰 다음 차기 기종으로 샤오미 제품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견이 다수 눈에 띈다.

다만 샤오미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지는 미지수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을 제외하고 사실상 어떠한 해외 제조사도 성공을 거둔 사례가 없어서다. 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전자가 최근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에 힘을 주며 중저가 제품 비중이 높았던 LG전자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샤오미의 국내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지난 23일 레드미 노트10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샤오미에 굉장히 중요하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은 곳"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고객의 니즈에 귀를 기울이고 이에 맞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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