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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깨어난 맷 쿠처의 '매치플레이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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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세계랭킹 57위 맷 쿠처(43·미국)가 매치플레이 강자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쿠처는 세계 정상급 골퍼 64명이 겨루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총상금 1050만달러)에서 유일하게 5전 전승을 거뒀다.

쿠처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CC(파71·7108야드)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브라이언 하먼(34·미국)을 2홀 차로 여유롭게 따돌리고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하먼은 버바 왓슨(43·미국)과의 16강전에서 5번홀까지 4홀 뒤지다가 이후 8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대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쿠처 앞에선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경기를 내줬다.

2013년 이 대회 우승자인 쿠처는 8년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릴 유리한 고지에 섰다. 쿠처의 우승컵 탈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열린 직전 대회에서도 결승에 진출했지만 물오른 샷감을 자랑한 케빈 키스너(37·미국)에게 밀려 16번홀에서 3홀 뒤진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47차례 매치플레이에 나서 네 번밖에 지지 않은 쿠처에겐 뼈아팠던 순간이다.

코로나19로 2년 만에 재개된 대회에서 쿠처는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조별 리그에서 세계랭킹 2위 저스틴 토머스(28·미국)와 키스너를 물리친 그는 2010년 디오픈 우승자인 루이스 우스투이젠(39·남아공)을 따돌리고 ‘죽음의 조’ 승자가 됐다. 16강에선 회복세를 타고 있는 ‘골든보이’ 조던 스피스(28·미국)를 만나 홀별로 공방을 벌였지만 쿠처는 18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4강에 올랐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닷컴은 “스코어를 다투는 일반 경기와 달리 매치플레이는 선수 간 신경전 등이 많아서 정신력이 특히 중요하다”며 “쿠처가 다시 한번 매치플레이 최강자임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선 세계랭킹 1~5위의 강자들이 모두 4강행에 실패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7·미국)과 2위 토머스, 4위 콜린 모리카와(24·미국), 5위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가 조별 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세계랭킹 3위 욘 람(27·스페인)까지 8강에서 30위 스코티 셰플러(25·미국)에게 덜미가 잡혔다.

셰플러는 4강 진출자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다. 이 대회에서 세계랭킹 30위권 밖 선수들로만 4강 대진표가 꾸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랭킹 34위 빌리 호셸(35·미국)은 22위 토미 플리트우드(30·잉글랜드)를 연장 승부에서 꺾고 4강에 올랐다. 세계랭킹 33위 빅토르 페레스(29·프랑스)는 42위 세르히오 가르시아(41·스페인)에게 3개 홀 남기고 4홀 차로 승리했다. 4강전에서는 페레스와 호셸, 쿠처와 셰플러가 맞대결한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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