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에 투표하면 탐욕에 투표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영상을 공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 고 의원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는 일을 주도한 한 사람에 꼽히면서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에서 물러났다. 대변인에서 사퇴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이런 영상을 올린 것이다.
고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랍니다"라는 글과 함께 동영상 하나를 게시했다. 여당 지지자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상에는 "지난 몇 차례 선거에서 연이어 파란색을 찍은 당신에게/그러나 이번만은 파란색에 표를 주지 않겠다는 당신에게/혹은 기권함으로써 파란색을 따끔 혼내주겠다는 당신에게/압니다, 당신의 실망/압니다, 당신의 허탈/압니다, 당신의 분노"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어 "기대가 컸었기에 더 크게 실망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화를 내십시오/욕을 하십시오/매를 드십시오/당신 마음이 누그러진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십시오/당신의 삶이 시원해진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십시오"라는 문구가 흘러나온다.
그러면서 "다만, 화를 냈는데 후련하지 않다면/욕을 했는데 통쾌하지 않다면/매를 들었는데 왠지 불편하다면/당신의 속마음을 한 번만 더 들여다봐주십시오"라고 했다.
영상은 이후 본격적으로 '국민의힘에 투표하지 말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보낸다. 영상에는 "하지만 파란색이 싫어졌다, 빨간색이 좋아졌다가 같은 말인가요"라며 "그래서 염치없는 말씀을 드려봅니다/이번 선거, 사람을 봐달라는./냉정하게 사람을 살펴봐달라는."이라고 했다. 여기서 파란색은 더불어민주당, 빨간색은 국민의힘을 의미한다.
영상은 곧바로 "오세훈이라는 사람이/박영선이라는 사람을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박형준이라는 사람이 김영춘이라는 사람을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내보냈다.
이후 "파란색이 미운 당신. 그 마음 쉽게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당신이 만든 파란색 정부가 남은 기간 힘을 낼 수 있도록 사람에 투표해주십시오"라며 "지금 박영선은, 지금 김영춘은 누구보다 간절히 당신 마음을 얻고 싶어합니다"라고 했다.
영상에는 갑자기 '전광훈'과 '엘시티'가 등장한다. 영상은 "서울이 전광훈의 놀이터가 되지 않기를 빕니다/부산이 엘시티의 발아래 놓이지 않기를 빕니다"라며 "사람에 투표해 주십시오"라고 끝맺는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영상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파문으로 선거 동력을 잃은 여권이 지지자들에게 '감정적 호소'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LH 사태가 민주당 의원, 여당 지자체 공무원들의 조직적인 투기 의혹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야당을 '탐욕 프레임'으로 규정하는 게 효과적일지 미지수란 관측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