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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지의 굴욕"…컨설팅 잘못한 대가 7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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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컨설팅 그룹인 매킨지가 컨설팅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주(州)들에 7000억원 가까운 돈을 배상하게 됐다.

매킨지는 22일(현지시간)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판매 컨설팅과 관련해 네바다주와 4500만달러의 배상금에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매킨지가 미국 내 50개 주와 합의한 배상금은 총 6억1900만달러에 달하게 됐다.

매킨지는 지난 10여년간 제약사 퍼듀파마가 만드는 마약성 진통제 ‘옥시콘틴’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여러 전략을 짜 줬다.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고용량 제품을 파는 데 집중하고, 당국 규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른 제약사와 연합할 것을 조언했다.

이런 컨설팅 때문에 이 약품에 중독된 환자들이 급증했고, 최소 수 천명이 사망했다는 게 네바다주 등의 주장이다. 미국 주들은 매킨지 외에 별도로 퍼듀파마에 대해서도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애런 포드 네바다주 검찰총장은 성명서에서 “매킨지 등의 행위는 우리 사회를 황폐화시켰다”며 “이번 합의금은 오피오이드 남용 사태 대응을 위한 지원금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매킨지는 이번 합의금을 4개월 내 전액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오피오이드 컨설팅 사태는 매킨지 내에서도 상당한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케빈 스니더 글로벌 그룹 회장이 지난달 연임에 실패한 게 단적인 예다.

스니더 회장은 최근 시니어 파트너 650여 명이 참여한 회장 선출 투표에서 1단계도 통과하지 못한 채 3년 단임에 그치게 됐다. 그룹 회장이 재임에 실패한 건 매킨지 역사상 수십년 만에 처음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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