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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기업도 기존 사업 역량을 활용해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0월 인수한 SK바이오랜드의 사명을 현대바이오랜드로 바꾸고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체 개발한 건기식 원료인 발효 우슬 등 복합물로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별인정 허가도 받았다. 지난달엔 치과용 콜라겐 제품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사용 승인을 따냈다.
주력 사업을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로 바꾸는 코스닥기업도 잇따르고 있다. 소형가전 도료를 생산하는 자안과 컴퓨터수치제어(CNC) 장비 업체인 넥스턴은 이달 말 열릴 주총에서 각각 자안바이오와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로 이름을 바꾼다. 자안은 화장품 위탁생산(CMO) 기업인 MP한강의 바이오 연구시설과 펩타이드 특허 9건을 지난달 인수했다. 넥스턴은 송명석 전 신라젠 부사장을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로 선임하고 백신, 암 면역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전통 제조업체들의 변신은 2~3년 전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6월 자동차 내장재 기업이던 두올산업은 사명을 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OQP)로 바꾸고 난소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캐나다 기업이던 온코퀘스트가 자금 부족으로 미국 임상 3상에 난항을 겪자 이 회사의 무형 자산을 매입해 미국 임상을 이끌고 있다.
폐쇄회로TV(CCTV) 제조업체인 뉴지랩도 2019년 미국에 자회사 뉴지랩파마를 설립한 뒤 지난달 아리제약을 인수해 신약 개발·생산·인허가·유통체계를 모두 구축했다. 올 상반기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방식의 대사항암제 임상 1·2상을 미국 FDA에 신청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전망이 밝다는 이유로 수많은 기업이 바이오 분야에 뛰어드는 모양새”라며 “하지만 신약 개발은 수십 년 동안 한우물을 판 제약업체들에도 버거운 과제인 만큼 철저하게 준비한 뒤 뛰어들어야 실패 확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