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치로 2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됐지만 문제는 3분기 이후다.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3분기부터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올해 들어 30% 이상 올랐다.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한파에 정유시설이 멈추고,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가 감산조치를 이어간 것이 영향을 줬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세계 경제가 회복되며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 근본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지난해 말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석유 수요가 올해 선진국으로 옮겨가면서 당분간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간 등은 유가가 연내에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유가가 오르면 여기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다른 에너지 가격 역시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다. 연료비연동 요금제에 따라 이 같은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다만 한국전력은 이 요금제를 도입하며 전기료 인상 및 인하의 최대 범위를 설정했다. 전분기 대비 ㎾h당 3원을 넘겨 인상 및 인하를 할 수 없고, 기준이 되는 전년 평균 연료비 대비 ㎾h당 5원을 초과하는 인상·인하도 막았다. 한전이 치르는 에너지 비용이 아무리 많이 늘어도 3분기 전기료 인상폭은 2분기보다 ㎾h당 3원까지만 오르고, 4분기에는 여기서 다시 2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월 평균 350㎾h의 전력을 사용하는 4인 가구의 전기료는 3분기에 월 5만5050원으로 1분기와 2분기 대비 1050원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2분기에는 월 700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다만 하반기에도 물가 인상 압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정부가 또다시 전기료 인상 유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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