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충수염(맹장염)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특별 대우를 받는다’는 오해를 받기 싫어 이 부회장은 구치소 의료진의 외부 진료 권고에도 여러 차례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경제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0일 새벽 삼성서울병원에서 충수염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19일 복통을 호소했고 이날 오후 5시께 구치소 의무과장의 진단을 받았다. 당시 의료진은 충수염 소견으로 외부 진료를 받을 것을 수차례 권했지만 이 부회장은 “특별 대우를 받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복통이 참을 수 없는 수준으로 심해지자 구치소 의료진은 지정 병원인 인근 경기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으로 이 부회장을 이송했다. 진단 과정에서 충수염이 상당히 진행되면서 이송 중 충수가 터진 것으로 알려졌다. 충수 속 이물질이 복막으로 퍼지면 복막염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충수가 터질 경우 장기 세척 등을 통해 감염을 막는 과정이 진행되며 심할 경우 패혈증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를 우려한 성심병원의 의견에 따라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긴급 수술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안정을 취하는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인 충수염 수술은 수술 이후 합병증이 없으면 1주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하지만 충수가 터지면 장내 감염 정도에 따라 최장 1개월가량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또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등 혐의로 기소돼 오는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만큼 출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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