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17일(05: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리디북스’를 운영하는 리디가 성공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조만간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유니콘)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리디는 지난해 11월 구독 기반 웹툰 서비스인 ‘만타’를 북미 시장에 출시했다. 한국 웹툰을 영어로 번역해 제공하며, 월 3.99달러(약 4500원)를 내야 전편을 볼 수 있다.
스마트폰 앱 시장을 분석하는 앱애니에 따르면 만타는 16일 현재 미국 아이폰 앱스토어의 도서 카테고리에서 무료 앱 8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아마존 오더블, 2위는 최근 네이버가 인수한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3위는 아마존 킨들이다.
만타 순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옛 카카오페이지)가 2대 주주로 있는 타파스(14위), 유가증권 상장사 키다리스튜디오가 최근 인수한 레진코믹스(19위)보다 높다. 리디는 최근 “만타 누적 다운로드가 출시 3개월 만에 30만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만타가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리디 몸값이 치솟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리디에 투자한 한 투자사 관계자는 “리디가 한창 성장하고 있는 만큼 몸값을 올린 뒤 천천히 기업공개(IPO)를 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에서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인정받은 뒤 IPO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리디는 2019년 10년 300억원 규모 시리즈E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를 55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작년 3월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00억원을 투자받을 때도 기업가치는 동일하게 유지됐다. 이후 2020년 상반기 흑자에 이어 연간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만타로 글로벌 웹툰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조만간 유니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수천억원을 쏟아부으며 글로벌 웹툰·웹소설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리디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리디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디는 2018년 상장 주관사로 신한금융투자를 선정했으나, 2019년 말 한국투자증권으로 교체했다. 정보기술(IT) 기반 기업 상장에 한국투자증권이 더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리디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IPO 일정을 갖고 있지 않다”며 “만타 외에도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서비스 안착과 성장에 일단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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