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반등하고 있다. 리츠 ETF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으로 큰 타격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주식·채권·상품 등을 담은 여타 ETF의 수익률을 앞지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리츠 ETF인 ‘뱅가드 리츠(VNQ)’는 지난주(3월 8~12일) 5.5% 오르며 작년 3월 말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16일 종가는 92.60달러로 코로나19 직전인 지난해 2월 고점(99.57달러)까지 7%를 남겨두고 있다.
VNQ뿐 아니라 찰스슈왑 리츠(SCHH), 아이셰어 리츠(IYR), SPDR 리츠(XLRE) 등 미국 시가총액 상위 리츠 ETF들이 모두 지난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급등했다.
주요 자산군별 ETF와 비교해도 리츠 ETF는 주간 수익률 ‘톱’을 차지했다. 뱅가드의 미국 주식 ETF(VTI)가 3%대 수익을 내 2위에 올랐고, 뱅가드 신흥국 주식 ETF(VEA)가 2%대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미국 제외 글로벌 리츠 ETF(VNQI)는 1%대 성과를 내 14개 자산군 중 5위를 차지했다.
주간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상품은 뱅가드 미국 투자등급 채권 ETF(BND)였다. 지난주 0.5% 떨어지며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로 채권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리츠의 회복세는 한국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상장 리츠 7개의 올 들어 평균 수익률은 7.6%로 코스피지수 상승률(6.7%)을 웃돈다. 국내외 리츠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 재택근무 확대, 내수 소비 주춤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위축돼 고전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경제활동 정상화 기대가 커지면서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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