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최근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현대차·기아 공장가동률 10년래 '최저'
17일 현대차와 기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양사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은 각각 84.1%, 74.5%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가동률은 해당 기간 생산능력을 생산 실적으로 나눈 수치다. 작년 양사의 공장 가동률 평균은 79.9%였다. 2019년 95.3%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5.4%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은 수치가 공개된 2011년 이후 줄곧 100% 이상을 유지했다. 그러다 2017년 98.5%, 2018년 96.5%, 2019년 95.3% 등 90%대로 떨어진 뒤 작년에는 80% 미만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지난해 유일하게 가동률 100%를 넘긴 곳은 현대차 러시아 공장(109.6%)이다. 이어 국내 공장이 92.9%, 북미 공장이 72.6%, 인도 74.5%, 체코 72.3%, 브라질 71.7%, 터키 68.6% 등 순으로 가동률이 높았다.
기아의 국내 가동률은 85.3%이었다. 이는 2005년 80.9%로 바닥을 찍은 후 15년 만에 최저치다. 노조 부분 파업 등 악재 속에서 그나마 국내 공장 가동률이 높았다.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률이 81.3%였고,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률은 코로나19 여파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탓에 65.9%에 그쳤다. 멕시코 공장과 인도 공장의 가동률도 각각 51.7%와 54.0% 수준에 불과했다.
공장 가동률이 예년보다 저조하면서 생산 실적도 덩달아 줄었다. 작년 현대차·기아의 생산 실적은 2019년(615만3664대) 대비 13.3% 감소한 533만8048대에 머물렀다. 현대차 생산량이 315만3971대로 15.6% 감소했고, 기아가 218만477대로 9.6% 줄었다.
생산량 저조했지만...매출 역대 최대 수준
공장 가동률과 생산 실적은 저조했지만 양사의 매출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작년 매출액은 103조99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줄었다.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100조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기아 매출은 1.8% 줄어든 59조168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형차 열풍에 고수익 차종인 레저용 차량(RV)의 판매가 늘면서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시장 74만1500대, 해외 시장 341만8500대 등 총 416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아는 292만2000대를 목표 판매량으로 내세웠다.
현대차는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기아 역시 전용 전기차 EV6를 포함해 SUV 위주의 신차 출시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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