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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가라" "일부 사례" 보유세 아우성에도 꿈쩍 않는 與[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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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등으로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등 각종 세금도 크게 오를 전망이지만 정부와 여당은 "공시가격 현실화를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일각에서 제기된 세금폭탄 논란에 대해 "강남 지역의 다주택자, 고가 주택의 특수 사례를 과도하게 부풀려서 일반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부동산 공시가격이 시세와 동떨어졌다는 비판은 오래 받아왔기에 시세와 연동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이치"라며 "2030년까지 모든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현실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부동산에 대한 공평 과세와 복지대상자 선정을 공평·공정하게 하려는 정부와 당의 정책 의지는 확고하다"며 "당정은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고 다주택자에겐 공평 과세한다는 정책 원칙을 일관성 있게 밀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15일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전국 평균 19.08%로 집계됐다. 2007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종합부동산세 기준(9억 원)을 넘어선 공동주택은 70% 가까이 급증해 52만 가구(전국 공동주택의 3.7%)를 웃돌게 됐다.

'어려운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인상) 속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국토부도 "공시가격 현실화는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토부는 "부동산 공시법에 따라 공시가격은 적정가격을 반영하도록 하고 있고, 공정한 과세체계와 복지제도의 형평성 확보를 위해서는 부동산 자산 가치를 정확히 산정할 수 있도록 공시가격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김유찬 원장은 지난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유세 인상으로)세금 부담이 어렵다면 그런 사람은 (그 집에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유찬 원장은 "높은 기회비용에도 많은 사람들이 집을 사는 것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 때문이다. 혹은 과거에 싸게 샀는데 지금 집값이 오른 사람도 있다"며 "만약 두번째 케이스라면 현재 그 집에서 살 필요가 없다. 보유세는 실효세율로서 정부가 경제적 능력에 맡게 부담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보유세는 소득과 주거 사이에 발란스를 맞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주택 보유세는 실효세율 0.16% 수준으로 OECD 평균(0.45%)의 3분의 1 수준 밖에 안된다"고 했다.

야당은 이 같은 정부여당 주장에 비판을 쏟아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소득은 줄어도 재산세는 왕창 올려 갈등조장하는 적폐제조기 문재인 정부"라며 "사는 집의 가격이 올라도 그 세금은 소득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소득이 빨리 늘지 않는 이상, 자산가격 상승을 세금에 반영할 때는 속도를 조절해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조세정책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숙 의원은 "작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다. 국민소득이 평균적으로 줄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공시가격 6억원이 넘는 공동주택이 1년새 63%나 늘었다. 집값을 폭발적으로 상승시켰으면 현실화율을 조정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올렸기 때문"이라며 "부동산값을 왕창 올렸으면서 공시가도 더 올려 부동산 세금이 벅차다는 국민들을 '자산이 늘었는데도 징징대는 국민'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25번의 부동산 대책을 냈지만, 집값은 폭등하고 전세 대란에 세금 폭탄으로 벼락거지만 양산했다"며 "이것이야말로 가렴주구(苛斂誅求)"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은 제발 문재인 정권의 취임 때 집값으로라도 되돌려달라고 요구한다"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실패한 지금에 와서 핵심 국정과제라 하면 공허하게만 들린다"고 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가렴주구 정권"이라며 "결국 잡은 것은 집값인가 국민인가"라고 비판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잘못된 25번의 정책으로 집값을 폭등하게 하고, 그 집값의 공시지가까지 단박에 19%나 올렸다. 그러고 나서, 결국 가혹하게 세금을 거둔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시지가 상승은 60여 가지의 조세 및 준조세적 지출과 연동되어 있기에, 비싼 집을 가진 소수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부담"이라며 "당장 은퇴한 어르신 2만 명은 매달 건강보험료를 12만원씩 새로 부담하게 되었다. 자기 집 한 채 겨우 갖고 벌이가 없는 어르신들은 더욱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죄 없는 국민들이 세금폭탄을 맞고 '세수 늘리려 집값을 올렸다'는 말까지 나오자, 기껏 내놓은 설명이 고작 6억 원 이하 1주택자는 재산세를 감면한다는 지긋지긋한 '편 가르기'"라며 "재산세 특례세율은 언제 또 조정될지 모르는 일이고, 또한 재산세를 제외한 나머지 60여 가지의 부담금은 오르지 않겠는가. 정부는 즉각 공시지가 인상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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