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광풍 중심에 선 세종시에서 2억원선이던 산기슭 땅이 '지분 쪼개기'를 통해 6개월 만에 7억여원에 되팔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농업회사 법인 대표 A(55·남)씨 등 2명은 2017년 11월께 2억4000여만원에 매매한 세종시 전의면 과수원 부지 약 8000㎡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았다.
이어 A씨 등과 알고 있던 부동산 매매업자 B(59·여)씨는 텔레마케터를 동원해 "주변에 개발 호재가 많아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는 등 홍보를 하며 투자자를 모았다.
농지 취득을 희망한 14명은 2018년 5월까지 165∼1652㎡로 나뉜 해당 토지를 각각 매수했다.
투자자들의 토지 매수 금액은 총 7억여원으로 확인됐다. 이들도 "주말 농사를 하겠다"는 취지의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는데, 이는 거짓이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최근 농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들 중 A씨와 B씨는 1심에서 징역 10월∼1년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으나, 판결에 불복해 현재 2심 진행 중이다. 지분 쪼개기로 땅을 매입한 14명의 경우 범행 가담 정도와 매입 땅 규모 등에 따라 벌금 50만∼500만원형이 선고됐다.
비슷한 시기 세종시 연서면 한 계획관리구역 길 없는 맹지를 33∼66㎡씩 잘게 쪼개 1400만∼2400만원선에 매입한 뒤 거짓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은 이들 역시 벌금 1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한 농업회사 법인이 3700여만원에 매수한 529㎡의 이 땅은 불과 두 달 새 11명에게 2억여원에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불법 사례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