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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에 비트코인 '불똥'…"칩 없어 채굴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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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만 TSMC는 최근 비트코인 채굴용 반도체 생산 비중을 크게 줄였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곤혹을 겪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자에게 필요한 것은 채굴용 그래픽 카드와 반도체 칩인데,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TSMC가 다른 주문에 우선 대응키 위해 비트코인 채굴용 칩 생산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WSJ는 "비트코인 채굴 붐이 일었던 2018년 상반기 TSMC의 비트코인 채굴용 반도체칩 생산 관련 수익은 약 10%에 달했다"면서 "올해는 1%로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픽 카드 제조업체도 생산을 줄이는 모양새다. 미국 엔비디아는 지난달부터 암호화폐 채굴에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는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암호화폐 채굴용으로 쓰이는 걸 막기 위해 그래픽 카드에 기술적 제한을 걸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당시 "게임용 품귀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라며 "채굴자를 위한 별도의 하드웨어를 도입하기 위해 기존 그래픽 카드를 수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비트코인 공급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는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은 우상향을 그리며 수요가 늘고 있는 반면 공급은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은 널뛰기를 반복하면서도 100% 이상 올랐다. 지난해 말 2000만원 중반대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엔 20여일 만에 70% 가까이 폭등하는 등 고점을 계속 높이고 있다. 신뢰성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대체 투자 수단으로서 부각 등이 암호화폐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올 초 자동차 업계에서 시작된 반도체 수급난은 스마트폰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다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수급난이 최소 6개월 가량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로부터 주문이 몰려드는데 파운드리 업체가 생산 능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것은 어려워서다.

반도체 수급난은 이에 그치지 않고 비트코인, 게임 등 연쇄적으로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도체 공급 업체로서는 스마트폰, PC, 데이터센터, 차량용 반도체를 우선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출하량이 적은 채굴용 반도체, 게임기용 반도체 등의 생산 우선도가 밀린다는 분석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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