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16일(20:3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던 카카오가 입찰 당일 '불참'으로 결정을 내렸다. M&A를 주관하는 부서를 중심으로 입찰 당일까지 적극적인 검토에 나섰지만, 실무부서와 논의 끝에 막바지 참여 의사를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입찰일 직전까지도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 참여 여부를 두고 내부 검토를 이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카카오의 M&A와 자금조달을 전담하는 배재현 최고투자전략책임자(CIO·부사장)과 투자전략실 중심으론 자금조달 방안 등 까지 면밀히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내부적으로 입찰 직전까지도 불참과 참여 비중이 55:45일 정도로 팽팽했던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불참으로 선회하자 M&A업계에서도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SK텔레콤, 신세계, 롯데쇼핑, MBK파트너스 등 참여한 굵직한 후보 중에서도 인수 이후 직접적인 시너지 측면에선 카카오가 가장 앞서있는 곳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홍은택 카카오커머스 대표를 포함, 직접적으로 사업을 지휘할 실무부서에서 인수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컸었다는 시각도 있다. 기존 이베이코리아의 유입 트래픽 비중 중 경쟁 플랫폼인 네이버를 통한 유입률이 가장 큰 만큼 '네이버 종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카카오톡은 2019년 SK텔레콤과 지분교환을 단행하면서 11번가를 카카오톡 메뉴에 등록하는 등 협업을 진행했었는데 큰 효과를 보지 못하기도 했다. 이 당시 추이를 살피고 추후 11번가 인수 등 오픈마켓에도 도전할 계획이었지만 백지화하기도 했다.
오픈마켓을 인수하기보다 커머스 사업의 핵심인 물류망을 갖추는 데 우선순위를 뒀을 것이란 설명도 나온다. 당장 당일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쿠팡과 CJ·이마트와 협업으로 차근차근 점조직망을 구성해가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커머스의 가장 큰 약점으론 뚜렷한 물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점이 꼽혔다. 이 때문에 이베이코리아가 운영 중인 '스마일 배송'에 가점을 뒀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이베이코리아는 CJ대한통운과 협업을 통해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경쟁사인 네이버가 이미 CJ대한통운과 '혈맹'을 맺으면서 교류가 단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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