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아니꼬우면 LH로 이직해라'는 취지의 익명 게시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작성자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5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LH는 지난 14일 해당글 작성자를 대상으로 명예훼손과 모욕, 업무방해 혐의로 경남 진주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경찰청과 조율한 뒤 진주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경남경찰청은 "국민적 관심도를 고려해 고발인 조사를 포함한 수사 일정을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는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씀'이라는 제목으로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어차피 한 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서 물 흐르듯 지나갈 것이라고 (LH 직원들은) 다들 생각하는 중이다.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 거냐"며 "아무리 열폭(열등감 폭발)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꼬우면 이직하든가"라고 조롱해 국민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LH 측은 "해당 게시물의 부적절한 언사는 LH 직원 및 가족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공연히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부정 여론 확산을 조장해 3기 신도시 등 핵심 정부정책 추진을 방해했다고 판단해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LH는 수사 등을 통해 게시글 작성자가 LH 직원임이 밝혀지면 즉각 파면 등 중징계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일벌백계할 방침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