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사진)에 상장해 거래를 시작하면서 국내 투자자도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공모가가 희망 범위를 웃돈 35달러로 정해졌지만 상장 후 주가가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초기에는 차익실현 물량으로 주가가 출렁일 수 있어 무리한 추격 매수는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공모가 35달러 기준 시가총액은 올해 쿠팡 예상 매출의 3.7배에 해당한다. 이 증권사의 이지영 연구원은 “아마존의 3.3배, 이베이의 3.2배, 알리바바의 6.0배 등과 비교하면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상장 후 변동성이 있겠지만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쿠팡의 투자 매력은 성장성이다. 이번 공모로 조달한 자금이 4조원에 달해 이를 바탕으로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쿠팡이 조달한 자금을 물류센터 확장, 빅데이터 구축, 인력 충원 등에 투입하면 쿠팡의 시장 지배력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쿠팡의 잠재력은 아마존을 능가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벤처캐피털(VC)인 굿워터캐피털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8.1%에서 2020년 24.6%로 늘어 경쟁사들을 압도한 것으로 평가됐다. 쇼핑몰 이용객 지출이 해마다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달러 유지율’ 지표에선 아마존을 앞섰다. 2020년 쿠팡 고객은 2017년보다 346% 많이 지출했다. 아마존은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중 수치가 가장 높았음에도 쿠팡보다 낮은 278%에 그쳤다.
최근 미국 증시에 입성한 유명 플랫폼 기업들은 상장 직후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에어비앤비는 공모가가 68달러였지만 지난 2월엔 종가 기준 216달러까지 올랐다. 도어대시도 상장 첫날 시초가가 182달러로 공모가 102달러보다 78.4% 높은 가격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쿠팡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는 방법도 있다. 여러 신규 상장주를 담고 있어 변동성이 작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르네상스 IPO’(티커: IPO) ETF가 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100%가 넘는다. ‘퍼스트 트러스트 US 에쿼티 오퍼튜니티’(티커: FPX)’도 있다. 두 ETF는 쿠팡 상장 5~6일 후 쿠팡을 편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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