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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보상 노린 강아지 알까기, 변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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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보상 노린 강아지 알까기, 변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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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경기도에는 일반인들이 동물복지를 체험할 수 있는 두 개의 공간이 오픈된다.

첫 번째는 위생적인 보호와 입양을 담당할 '경기도 고양이 입양센터'로 올 12월 화성시에 완공된다. 경기 지역 유기 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 대상이 된 2개월 이상 유기 고양이를 대상으로 건강검진. 예방 접종, 중성화 수술, 사회화를 거친 뒤 무료로 입양하는 역할을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9일 기공식에서 "동물의 생명을 존중해야 인간의 생명도 존중될 수 있다"라며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 입양 제도가 시민사회에 정착하도록 모범을 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동물보호 활동 및 홍보, 반려동물 생명 존중 교육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은 올해 9월 오산시에 오픈한다. 오산시는 시민들이 멀리하려 하는 하수처리장 활용방안을 연구해 '2016년 경기 창조 오디션'에서 공개했고 혁신상과 함께 49억 원을 확보해 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외면받아온 하수처리장이 반려동물 테마파크로 변신해 힐링 공간이자 체험,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각종 행사와 사업을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은 물론 시민 서비스와 동물복지를 실현하는 새로운 모델로 기대된다.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 온 법무부에서도 올해 하반기 동물을 제3의 객체(비 물건화)로 인정해 일반 물건과 구분하고 반려동물 압류를 금지하는 민법과 민사집행법을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생명을 담보로 한 무자비한 돈벌이 지옥 '강아지 알박기' 일명 '개농장 알박기'

그러나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편에서는 여전히 동물에 대한 학대와 방치,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무자비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도 김포, 남양주 등에 위치한 개 농장에서 수십 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 모두 생명을 건 보상 목적의 '알박기' 케이스. 개발이 예정된 지역에 농장이 위치해 있을 경우 농장의 개들 모두 재산으로 인정되어 개체 수에 따라 보상금을 받는 걸 말한다. 당연히 개체 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보상금을 받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닥치는 대로 개를 포획하거나 강아지 공장이나 개 농장에서 병들고 상태가 심각한 개들을 데려와 좁은 뜬 장에 감금한다. 돌봄이나 관리는 거의 찾을 수 없는 지옥과 다름없다.

지난주 방송된 '동물농장'의 '김포 개 농장 알박기'에서는 보상금을 받기 위해 열악한 시설에 학대, 감금된 98마리를 수의사, 훈련사, 자원봉사자, 동물보호가 등이 연합해 구조해냈고 한 사료회사의 도움으로 임시보호하면서 입양을 진행 중에 있다. 구조부터 입양 진행까지 참여하고 있는 한재웅 수의사와 이찬종 동물행동심리전문가는 뜬장 안에 있던 강아지가 두려워 떨면서도 구조대의 손길에 꼬리치며 반기는 걸 보며 왜 반려견인지 새삼 느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우리 사회의 동물 학대 사건은 언제 끝날까?


'동물농장'에서 동물의 삶과 생명을 지켜주기 위해 활약하고 있는 이찬종 동물심리행동전문가와 한재웅 수의사에게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과 문화 개선에 변화가 진전되어 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이찬종 전문가는 가장 먼저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독일에서는 동물 통계를 낼 때 예를 들면 '12만3456마리'처럼 마지막 끝자리까지 정확하게 조사하고 통계를 내지만, 우리나라는 약 12만 마리처럼 대충 통계를 낸다는 것이다. 아직 반려동물 등록 비율이 3분의 1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통계가 부재하니 정책 수립과 법적 보호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관리 소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재웅 수의사는 반려동물 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교육이 절실하고 우리 사회가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은 가족이라는 개념이 확산되고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데 반해, 법적 지위는 도구, 재산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개 식용 문화도 여전하다. 이러한 다름을 서로 적대적으로 대응하기 보다 인식 차이를 좁힐 수 있도록 우리 사회 전체가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한순간에 바뀌기 어려운 만큼 학교교육부터 포함되어야 하며 사회 전반을 대상으로 한 올바른 반려동물의 이해와 돌보기를 홍보하기 위해 동물보호 교육 예산과 행정 지원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이찬종, 한재웅 두 전문가는 한목소리로 말했다.
동갑내기 친구끼리 함께 하는 즐거움

'김포 개 농장 알박기'에서 두 사람은 함께 구조활동을 했다. '동물농장'에 오랜 시간 출연했지만, 서로의 영역이 달라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다는 두 사람은 작년에 처음 인사를 나눴고, 알고 보니 동갑이어서 더욱 반가웠다며 웃었다. 친구된 기념으로 좋을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그 첫 번째 일이 '김포 개 농장'에서 100여 마리의 개를 구조한 것이라 했다.

김포 개 농장에서 구조한 새끼 강아지를 입양한 이찬종 전문가와 한재웅 수의사는 최근 유튜브 채널 '재끼찬'을 오픈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의 동물들은 다른 분들이 많이 자랑해 주시니, 유기 동물이나 학대받던 동물에게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주면 이렇게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채널을 오픈했다고 말했다.

이찬종 전문가는 "'동물농장'에 처음 출연했을 때만 하더라도 구조를 하거나 치료를 해도 방송에 나온 것으로 끝인 줄 알았다. 그런데 구조되어 입양을 갔거나 구조에 실패한 경우에도 동물농장은 끝까지 관심을 갖고 후속 조치를 취하는 데 정말 놀랐다. 그래서 나도 진심으로 '동물농장'에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하고 고맙다"는 말로 인터뷰를 끝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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