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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보냈으니 던져라"…비대면 마약거래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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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과 고위층 자녀의 범죄로 여겨지던 마약 범죄가 최근 일반인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국내 반입되는 마약 종류와 거래 수법이 다양해지고, 마약사범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 IP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이나 암호화폐로 거래하는 일이 많아 수사는 더 어려워졌다.
텔레그램서 마약 ‘비대면’ 거래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동남아시아에서 필로폰을 밀수입해 국내에 유통한 일당 20명을 검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수입·도매·유통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마약을 국내에 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판매총책인 A씨는 지난해 3~11월 운반·관리를 맡은 B씨 등 네 명과 다섯 차례에 걸쳐 필로폰 6.3㎏을 몰래 수입했다. 이후 유통책 7명이 텔레그램을 통해 밀수입한 필로폰을 팔았다. 이들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운반책을 뽑고, 점조직 형태로 조직을 운영했다. 이들이 들여온 필로폰 6.3㎏은 21만 명이 투약할 분량이고 시가로 210억원대다. 최근 국내 마약 거래는 SNS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에 판매총책이 있다. 총책은 국내에 마약을 밀수입한다. 밀수입한 마약은 국내 판매업자가 사들인다. 이후 판매업자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판매망을 꾸린다. 트위터 등에서 홍보한 뒤 구매자를 모으는 식이다. 마약 판매업자가 약 종류와 가격 등을 안내하고, 구매 희망자가 있으면 거래가 진행된다. 결제는 익명이 보장되는 암호화폐로 이뤄진다. 거래 방식은 특정 장소에 마약을 놓고 오는 ‘던지기 수법’이 대다수다. 마약 구매부터 결제, 인수까지 모두 ‘비대면 방식’이다.

SNS를 통해 손쉽게 마약 거래가 이뤄지면서 최근 일반인들의 마약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20대 남성 3명이 서울 노원구의 한 슈퍼 앞에서 행인에게 시비를 걸다 경찰에 붙잡혔다. 마약 검사 결과, 이들 모두 대마초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들은 “이태원의 술집에서 주운 대마를 보관했다가 친구들과 나눠 피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방식은 ‘예전 그대로’
지난해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역대 최다인 1만8050명으로 전년(1만6044명)보다 12.5% 늘었다.

연령대는 어려지는 추세다. 지난해 경찰이 검거한 마약류 사범 중 20대가 32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2803명), 40대(2346명) 순이었다. 마약류 사범 중 20대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SNS를 통해 마약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보니 마약사범 연령대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범죄에 비해 수사는 까다로운 편이다. 마약 판매총책이 해외에 있거나 익명이 보장된 암호화폐와 텔레그램으로 거래하는 사례가 많아서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약범죄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되는데 마약 수사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국내 판매상은 조직원에 불과하고 해외에 있는 판매총책을 검거해야 하는데, 계좌추적 등이 어려워 수사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다크웹’ 전담 마약 수사팀을 6개 시·도 경찰청에서 운영하면서 지능화된 마약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며 “마약은 음성적으로 벌어지는 범죄여서 위장수사나 해외 수사기관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길성/최다은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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