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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쉽다, 짙다, 좋다. 밴드 ‘혁오(HYUKOH)’에 대한 감상평은 이렇다. 사랑에 대해 매우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는 한편, 청춘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삶의 방식을 깊숙이 파고든다. 2014년 EP ‘20’으로 출발한 이들은 매스컴 한번 안타고 입소문을 불러일으키더니, 끝내 ‘서울재즈페스티벌’,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등 대형 공연의 헤드라이너로 자리 잡아 번뜩이는 얼굴을 드러냈다.

음악적 스펙트럼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도 이들의 강점 중 하나. 펑크(Punk), 뉴 웨이브(New wave), 대중가요(Pop) 등 장르와 상관없이 혁오만의 독창적인 사운드로 줄곧 모던하게 뽑아내 버린다. 특히 개러지 록(Garage rock)에 가까웠던 스타일의 ‘가죽자켓’, 브리티쉬 팝(British pop)과 인디 록 성향을 뒤섞은 ‘TOMBOY’는 그 자체만으로 전위적 흐름을 보여주기도.

물론 트렌드 세터라는 영리한 타이틀은 무대 밖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는데 멤버 오혁, 이인우, 임동건, 임헌제는 닮은듯 다른 스타일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끌어올리는데 스스럼없다. 이제는 유스 컬처의 핵심으로 들어선 혁오 밴드, 그 대담함의 비결은 무엇에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Skateboarder, Casual


빅 로고 후디, 럭비 셔츠, 스니커즈, 볼 캡까지. 단순하지만 간결하고 패셔너블한 아이템들로 스케이트보더 룩의 웨어러블함을 강조한 분위기다. 활동성이 보장된 동시에 너무 가볍거나 지루해 보이지 않도록 컬러 웨이를 변주했다.

특히 후디와 숏 팬츠를 함께 스타일링한 것이 인상적인데, 상하의를 다소 넓게 배치함으로써 스니커즈의 날렵함을 빚어냈다. 이때 슈레이스(Shoelace)를 길게 늘어뜨려 놓은 것도 또 한 가지 눈여겨볼 만한 포인트.

Grunge


이번엔 다소 마이너한 패턴의 팬츠를 교집합 삼아 위트 있는 캐주얼 웨어를 선보였다. 롱 슬리브 티셔츠, 윈드 브레이커 등을 함께 스타일링해 그런지(Grunge) 무드를 표현하기도. 딱 들어맞기보다 느슨하게 이어지는 핏으로 자유로움을 더했다.

마틴 로즈(Martine Rose) 런웨이에서나 볼 법한 스트라이프 패턴 팬츠를 볼드한 스니커즈와 매치한 부분도 충분히 이색적인 요소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말이다. 얼핏 구겨지고 퀴퀴한 촉감이 들 것 같은 아이템들이 오히려 쿨한 것이 되어버렸다.

Modern


늘 가볍고 경쾌한 스타일링만 고수하라는 법은 없다. 레이어드를 활용한 화이트 셋업부터 오버사이징 된 피시테일 파카까지 댄디한 아이템이 수두룩하다. 특히나 오혁은 블루 패디드 재킷을 흰 팬츠 및 셔츠와 함께 매치해 청량함을 살렸다.

임동건이 갖춘 블랙 재킷&레드 셔츠 또한 신선함 그 자체. 옷이 몸에 착 들어붙어보이는 레드 컬러 특성상 거추장스러운 아우터보다는 날렵한 재킷을 활용해 센슈얼한 면을 보여주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

dadaism Club


혁오와 유스 컬처 그 중간 어딘가에는 ‘다다이즘 클럽(dadaism Club)’이 우뚝 서 있다. 비디오그래퍼, 모션그래퍼, 일러스트 아티스트, 포토그래퍼 등 다양한 얼굴로 이루어진 이곳은 혁오의 앨범 아트와 공연 포스터, 멤버들의 개인 작업까지 함께 작업해 그 명성을 알렸다.

비주얼 아트 크루인 만큼 볼 캡과 티셔츠 등 간단한 네이밍 로고를 새겨 리미티드 에디션을 맞추기도 하며, ‘뉴키드’ 감성을 통한 아티스트 협업으로 창조적 아트 워크를 보여주기도. “다다이즘은 이제 같이 작업하는 친구 이상의 의미가 됐고, 없으면 안 되는 존재”라고 프런트 맨 오혁이 말한 것처럼, 이 동행은 앞으로도 쭉 나아가지 않을까 예상한다. (사진출처: 혁오 인스타그램, 다다이즘 클럽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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