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 공직 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입법에 주력하기로 했다. LH 전임 사장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경질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공직 부패를 완전히 뿌리 뽑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당내 전담 태스크포스를 설치해 이해충돌방지법, 공직자윤리법, 국회법 개정안 등을 포괄하는 정밀한 입법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이번 기회에 LH의 방만 경영과 구조적 적폐를 드러내고 전면 개혁을 통해 원점에서부터 재구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은 국회 차원의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특별법을 통한 투기 이익 환수 소급적용, 부동산 거래 감독기구 설치 같은 특단의 대책도 거론되고 있다.
신동근 최고위원도 "국회의 책임있는 태도는 재발 방지책을 입법화하는데 주력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해충돌방지법, LH법 등 재발방지 입법을 추진 중이다. 국민의힘은 전향적인 입장을 정하고 협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은 일각에서 불거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경질론과 3기 신도시 취소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수습에 나섰다. 김태년 직무대행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변창흠 장관 경질론과 관련해 "우리가 논의한 바 없다"며 "고위공직자, 정무직 공직자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당연히 지는 것이지만 지금은 (LH 투기) 조사 결과도 안 나온 상황"이라고 했다.
또 "3기 신도시 취소 가능성은 없다"며 "1차 3기 신도시 지역을 발표했고 4월에 2차 계획도 할 것이다. 신속하게 (주택) 공급에 차질없도록 정책을 추진한다는 기조도 변함없이, 흔들림 없이 할 것"이라고 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 모친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는 "보도의 실체에 대해 당에서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의혹은 당내 윤리감찰단에서 조사한다.
최인호 수석대변인 역시 '당 지도부가 변창흠 장관 경질을 대통령에게 요구할 방침'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기자단에 공지했다.
이런 지도부 기조에는 진상 규명 이전에 변창흠 장관에 대한 거취 문제부터 초점이 맞춰진다면 부동산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투기는 투기대로 조사하되,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밝힌 영향이 작용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11일 정부의 1차 전수조사 결과 발표 뒤 여론 동향에 따라 변 장관에 대한 거취 문제가 다시 나오지 않겠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