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 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에 끝내 침묵했다.
변창흠 장관은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모두말씀을 통해 "소관 업무 주무부처 장관이자 LH의 전 기관장으로서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공공의 신뢰를 좌우하는 매우 엄중한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앞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투기 의혹을 엄정하게 조사하고 투기행위자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처벌하는 한편,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급대책 이후 상승세 꺾여…계속 추진해야"
그러나 주택 공급 대책을 추진하는 것에는 이상이 있어선 안 된다고 했다.변창흠 장관은 "부동산 시장은 2·4 공급대책 발표 이후 매매와 전세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공공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을 다시 불안정한 상황으로 몰고 가게 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 LH 사장이자 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침묵을 지켰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투기에 둔감한 국토부 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하자, 변창흠 장관은 "어떤 이유든 토지를 공적으로 개발하는 공공기관과 국토부 직원이 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대해 한 번도 다르게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직접적 거취 관련 언급을 피했다.
그는 "LH 사장으로 2년간 재직하며 부패 방지를 위해 조치한 게 있나"라는 심상정 의원 질의에는 "청렴 부분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 뜻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답변했다.
투기행위자에 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등에 대한 후속 조치에 있어서는 강경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투기 의혹에 연루된 LH 직원에 대해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서 부당이익을 환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변창흠 장관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들의 부당이익을 환수할 수 있느냐"고 묻자 "기본적으로 내부 비밀정보를 활용해서 이익을 챙긴 경우 엄격한 처벌규정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LH의 내부 규정도 총동원해서 부당이익을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상 비밀을 얼마나 넓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인데, 대법원 판례에는 공직자의 회의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얻는 정보도 내부 비밀로 간주한다는 판례도 있다"며 "이 판례를 따르면 회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