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권고를 내린 가운데 정부는 국내 상황을 고려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9일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브리핑을 통해 "각국의 방역 수칙이 다르고, 국민들의 방역 민감성에도 차이가 있다"며 "예방접종을 미리 시행한 해외 국가의 상황을 보면서 우리 실정에 맞는 부분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과 국내의 방역 속도와 전략 등이 다른 만큼 무조건 따라갈 수가 없다는 분석이다.
앞서 CDC는 백신을 맞은 뒤 2주가 지난 접종자들에 대해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다른 접종자와 만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중증을 앓을 위험성이 낮은 경우라면 비접종자라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채 만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CDC에서 지칭하는 백신 접종자는 2회 이상의 접종이 완료된 '완전 접종자'를 지칭한다"며 "이들이 마스크 없이 만날 수 있는 대상도 가구원 등 같은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제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는 이제 막 예방접종을 시작하는 단계로, 아직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는 예외를 검토하지 않다"며 "향후 진행 상황을 분석해 관련 지침을 조금씩 개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2차 접종을 마친 경우에도 접종자 전원이 항체 형성이 되지 않을 수 있어 마스크를 벗고 활동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봤다. 그는 "완전히 마스크를 벗고 활동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고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진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