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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원에게 주식 10만주 쏜 '야놀자'… 남은 50만주 주인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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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도 기본 연봉이 높은 대기업과 이제 막 성장세를 타기 시작한 벤처기업이 있다. 만약 두 회사에 동시에 입사지원해 모두 합격했다면 어디를 택하는 게 맞을까. 열 명 중 아홉 명은 급여와 복지가 좋은 대기업을 택하는 게 인지상정일 터.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조건을 더 추가해보자.

벤처회사에서 입사를 하면 주식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한다. 벤처업계에선 흔한 '스톡옵션'처럼 적든 많든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진짜 '공짜' 주식이다. 심지어 이 회사는 조만간 상장을 앞두고 있다. 만약 이런 조건이라면 대기업, 벤처회사 중 어디를 택하는 게 좋을까.

여가 플랫폼회사 야놀자는 8일 전 직원에게 1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무상으로 지급했다는 깜짝 발표를 내놨다. 공동창업자인 이수진 총괄대표와 임상규 C&D 대표가 보유 주식 60만주를 내놨고,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직원 1000여 명에게 주식을 무상 지급했다는 것. 야놀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직원들에 대한 주식 무상 제공은 "소속감을 높이고 회사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로열티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야놀자 직원들에게 해당되는 얘기 그리고 성공한 한 벤처사업가의 '통큰' 결정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가 더 있다. 앞으로 새로 회사에 합류하게 될 직원에게도 주식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회사 성장에 기여해온 직원들처럼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연봉과 성과급 외에 추가로 주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야놀자 주식은 현재 비상장 거래시장에서 주당 1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주당 100만원에 거래되던 주식은 최근 액면분할을 통해 10만원이 됐다는 게 야놀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1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제공받은 야놀자 직원들은 한 명당 100주씩을 받은 셈이다. 두 공동창업자가 내놓은 전체 60만주 가운데 10만주가 제공됐고 나머지 50만주는 앞으로 합류할 새식구 몫인 것이다.

야놀자는 주식 무상증여 결정은 지난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계획 발표와 함께 물류·배송 직원들에게 주식 무상증여를 약속한 쿠팡과 비슷해 보이지만 취지와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다. 쿠팡은 우선 증여 대상에서 사무직 직원들을 제외했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물류·배송 인력의 과도한 업무와 이로 인한 노조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리스크 관리 목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야놀자는 인력 유출 방지와 우수 인재 영입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직군에 따라 차등을 둔 쿠팡과 달리 야놀자는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전 직원에게 일괄적으로 100주씩 제공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앞으로 합류하는 직원에게도 똑같은 조건으로 주식을 증여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현재 각 직무 분야별로 신규 직원을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 계획을 밝힌 야놀자는 올 2분기 예심 청구를 목표로 현재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연내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최대 5조원까지 보고 있다. 부킹닷컴(부킹홀딩스)과 에어비앤비 등 야놀자보다 먼저 상장한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의 평균 시가총액이 매출 대비(PSR) 10배 수준에서 결정됐기 때문이다.

아직 지난해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야놀자가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가뿐히 넘겼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8년 1213억원 매출을 기록한 야놀자는 2019년 245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적자폭은 2018년 168억원에서 2019년 101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여행 수요가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야놀자 매출은 5000억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야놀자는 지난해 거래액을 약 2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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