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소재 한 어린이집에서 상습적으로 원아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피해 아동에 원장 손녀와 장애아동 등 13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은 8일 "지속해서 원아를 폭행한 혐의(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로 제주시 내 모 어린이집 교사 5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어린이집 교사 5명은 만 1∼2세 원아 13명을 상습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원아 중에는 어린이집 원장의 친손녀와 외손녀, 장애아동 1명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어린이집은 장애아통합어린이집으로 밝혀졌다.
어린이집 내 폐쇄회로(CC)TV에는 이들 어린이집 교사가 원아들의 배를 여러 차례 때리고 발로 엉덩이를 차는 모습, 아동의 손을 잡아 끌고 다닌 모습 등이 담겼다. 원아를 손으로 밀치거나 밥을 먹는 도중 원아의 식판을 빼앗는 등 정서적 학대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 어린이집 교사가 관행적으로 이 같은 폭행을 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입건자와 피해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해당 어린이집에는 원장과 교사 12명이 있으며 원아 83명이 다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아 폭행 사건으로 공분이 일자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지난 6일 사과문을 통해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가 발생해 큰 충격을 드려 머리 숙여 사과한다. 관리자로서 역할을 못 한 점에 대해 죄송한 마음과 제 책임을 전적으로 통감한다"고 밝혔다.
해당 어린이집은 2012년부터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보육교사 인건비 등 운영비 일부를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형 어린이집은 우수 민간 어린이집 중 선정된 기관에 대해 국가가 운영비를 지원하는 어린이집이다. 2011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여기에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육진흥원의 어린이집 평가에서도 해당 어린이집은 보육과정 및 상호작용, 보육환경 및 운영관리, 건강?안전, 교직원 등 모든 평가 영역에서 '우수'를 받아 최고 등급인 A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