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사진)가 8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고 말했다.
박영선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후 박원순 전 시장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들 좌절감 느끼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 바꿔야"
박영선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안국동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여성 정책 브리핑'에 앞서 "피해자분께서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그러면서 박영선 후보는 "피해자를 돕기 위해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피해자가 느끼기에 우리의 사과가 충분하다고 생각할 시점에 만나서 대화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상처받은 여성들이 너무 외롭고 어떨 땐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면서 "2차 가해가 생기지 않도록 직장문화를 바꿔야 하고, 직장 내 전담 상담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박영선 후보는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가진 여성정책 브리핑에서 "여성들의 인권은 우리 모두의 인권이다. 21분 콤팩트 도시 서울에서 여성이 안심하고 생활하고 출산, 보육의 부담을 없애서 언제든지 원하면 일할 수 있게 하겠다"면서 여성 관련 공약을 내세웠다.
박영선 후보는 먼저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가족 돌봄 노동자에 대한 차별금지 조례 개정 및 캠페인, 남성 육아휴직 통계 공표 및 우수 기업 인센티브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서울시와 산하 공공기관의 공공구매 금액 중 일정 부분을 여성대표 기업에 할당하는 '여성기업 의무구매 비율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외에도 '성평등 임금공시제 확대', '여성 임원이 많은 여성 친화 기업 선정·발표', '여성 1인가구 스마트 안심 호출기 지급', '2∼4주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파견', '공공의료기관에 여성건강센터 설치', '젠더 폭력 피해 여성 상담 지원 24시간 운영' 등을 약속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박영선 후보는 "서울시정에 있어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정기교육을 직원들과 같이 받아봤는데 물론 효과가 있지만 좀 더 현실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 어떤 경우에 내가 상대에게 결례가 되는지에 대해 좀 더 확실히 인식 시켜 주는 현실적인 교육 제도가 강화돼야 한다"고 답했다.
국회 차원의 차별금지법 추진 움직임에 대해선 "차별은 있어선 안 된다. 법과 관련된 부분은 사회 변화 정도에 따라서 국회에서 아마 논의될 것이고 변화 정도만큼 수용하지 않겠나"라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서울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면서 서로 함께 생각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