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원 규모의 빚 독촉에 시달리다가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한 40대 가장에게 중형이 내려졌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존속살해·살인·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모친 B씨와 아들 C(12)군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모친과 아들이 숨진 뒤 부인 D씨와 함께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결국 D씨만 숨졌고 A씨는 D씨의 자살을 방조한 혐의까지 받게 됐다.
A씨는 D씨가 부동산 업체를 운영하다 생긴 30억원의 빚을 갚지 못해 D씨와 함께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가 D씨의 계속되는 자살 시도에 삶을 비관한 점, 한차례 벌금을 낸 것 외에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참작 사유로 작용했다.
2심 재판부는 "가족 동반자살은 가족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질타하며 A씨의 형량을 징역 17년으로 상향했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에 대해 기각 처분을 내렸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