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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대란'에 커피·설탕값 치솟아…인플레 부추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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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커피 기업들이 물류비용 상승으로 소매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같은 이유로 설탕, 콩, 면화와 관련된 소비재 기업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이후 소비 심리가 개선되는 가운데 컨테이너선 부족에서 시작된 물류대란이 연쇄적인 물가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美 커피업계 “제품 가격 인상 불가피”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커피업계 임원 발언을 인용해 “세계 최대 음료 소비국인 미국에서 커피 기업의 운임비용이 크게 늘었다”며 “조만간 소매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견 커피기업 올림피아 커피로스팅은 “운임 등 비용이 최소 15% 올랐다”며 “이를 그대로 감수하긴 어려워 가격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던킨, 폴저스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JM스머커도 물류비 증가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부담하는 대륙 간 운임비용이 급증했다. 피치레이팅스에 따르면 중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40피트 컨테이너선 비정기 단기 운송계약 운임은 작년 2월 말 대비 약 다섯 배로 뛰었다. 같은 규모 컨테이너선을 중국에서 미국 서부로 보내는 운임은 지난 1년간 3.2배 올랐다. 정보기업 S&P글로벌플래츠는 작년 4분기에만 미국 수입 선적분에 대해 기업의 운임비용이 총 100억달러(약 11조2550억원)가량 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빠른 경기 회복 이후 해운대란
다른 분야의 기업 상황도 마찬가지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들어 운임 상승으로 커피와 설탕, 콩, 면화 등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가전제품 제조업체, 의류업체, 금속 기업이 상승한 운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 운임이 급등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와중에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해운 수요가 급증했지만 컨테이너선 공급은 예전 그대로다. 게다가 주요 항구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일부 컨테이너선 운영이 중단됐다. 이후 항구에서 추가 방역 절차를 거쳐야 해 물동량 병목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유럽에서 경기가 회복되며 사람들이 더 많은 공산품을 주문하고 있다”며 “각 기업이 앞다퉈 물류를 보내려고 하다 보니 운송료가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미국 중남부에 몰아친 한파도 물류난을 심화시켰다. 미국 중남부 일대 항구가 수일간 폐쇄되면서 출항 대기가 걸린 배가 급증해서다. 대기 중인 선박이 도착한 뒤 컨테이너를 받아 쓰기로 한 화물 운송도 연쇄적으로 미뤄졌다. 네덜란드 은행 라보뱅크의 카를로스 메라 애널리스트는 “일부 해운 노선에선 웃돈을 더 준다고 해도 쓸 수 있는 컨테이너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물류대란 수개월간 지속된다”
전문가들은 해운 운임이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려면 수개월이 걸리고, 선박이 늘어나면 항구마다 적체 현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S&P글로벌플래츠는 “기존 선박만 고려해도 항구 병목 현상이 올 2분기 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미 최대 화물기업 로빈슨월드와이드의 밥 비스터펠드 최고경영자(CEO)는 “남아도는 선박이 없는 상태라 물류난에서 벗어날 빠른 방법이 없다”며 “해운 물류난 여파로 항공화물 시장에도 압력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일반 소비재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될 수 있다는 게 주요 외신들의 전망이다. WSJ는 “운임비는 상품 거래의 핵심 요소”라며 “무역업자들이 높아진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전망이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월 홍콩 운송업계 조사 결과 중소 수입업체의 44%가 이미 제품 가격을 올렸다고 응답했다”며 “중소기업일수록 비용 압박을 견디기 어려워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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