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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위협에 넘어져 다쳤다면…견주에 배상 책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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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이 채워진 애완견이 행인을 직접 물지 않았어도 위협에 놀라 다쳤다면 개의 주인이 치료비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까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4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창원지법 김초하 판사는 줄에 묶인 애완견(생후 8년)이 행인을 위협해 다치게 한 사건과 관련해 견주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등 56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최근 판결했다.

경남 창원시에 사는 A씨는 2년여년 애완견과 함께 산책을 하다가 아파트 화단 앞 나무에 개를 묶어두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 사이 초등학생 B양이 길을 지나가다가 개가 갑자기 달려드는 바람에 넘어지면서 팔꿈치를 포함해 전치 4주의 부상을 당했다. 정신적으로도 힘들어하며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B양의 부모는 A씨에게 치료비와 위자료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이에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A씨는 자신의 애완견이 성대수술을 해 짖지 못하며, 사고현장의 산책로는 4~5m 정도로 여유가 있어서 개를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고 항변했다. B양의 심리상담 및 심리치료에 대해서도 사건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법원에서 조정에 회부되었으나 불성립되어 결국 정식 재판에 이르게 됐다. 재판부는 B양 부모가 청구한 병원 치료비 260여만원을 전부 인용하고, 위자료는 청구된 400만원 중 300만원만 인정했다.

김 판사는 “피해자는 8세 여아인 반면 개는 성견으로 어른 무릎 정도에 오는 중형견”이라며 “A씨의 개는 그 행동과 이빨 등을 고려할 때 주인 외에 다른 사람에게는 큰 위험과 두려움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갑자기 달려드는 개를 발견하면 뒷걸음질을 치거나 놀라 주저앉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라며 “설령 B양이 도망 등 방어행위를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B양의 과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소송을 대리한 법률구조공단의 정성훈 변호사는 “반려견이 물거나 할퀴는 등 직접적 신체손상을 입힌 사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체적 손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손해까지 모두 인정됐다”며 “애견인구가 1000만명을 훨씬 넘긴 요즘 견주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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