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고진영(26)의 승부욕이 캐디와의 저녁 내기로 확 끓어올랐다.
고진영은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GC(파72·6701야드)에서 열린 게인브리지 LPGA(총상금 200만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몰아치고 보기는 1개로 막아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전날 이븐파에 그쳤던 데 비해 180도 달라진 경기력이다. 사흘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해 전날 공동 16위에서 단숨에 공동 3위로 도약했다. 선두인 미국의 넬리 코르다(13언더파·23)와 3타 차이다.
고진영은 “캐디가 오늘 저녁 내기를 하자고 했는데 내가 이겨서 이제 캐디가 음식을 사서 내 방에 가져다줘야 한다”며 “좋은 동기 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어떤 기준으로 내기를 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무리 없이 내기에서 이긴 것으로 보인다.
쇼트게임 전문 코치의 일일 레슨도 도움이 됐다. 고진영은 앞서 2라운드가 끝난 뒤 코치 개러스 라플르브스키에게 교습을 받았다.
고진영은 “퍼팅 자세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조금 고쳤다”며 “코치가 자가격리를 거치지 않았더라면 (더욱 일찍 레슨을 받아서) 우승 가능성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진영은 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해 평범한 스코어카드를 적어내는 듯했다. 그러나 11번홀(파5)부터 연속 버디를 잡더니 14번홀(파4)부터 3연속 버디를 낚아채 순식간에 5타를 더 줄였다. 이번 대회를 제패하면 고진영은 대회 참가를 기준으로 2연속 우승하게 된다.
선두인 코르다는 ‘자매 연속 대회 우승’이라는 진기록에 도전한다. 코르다의 언니 제시카 코르다(28·미국)는 지난달 열린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했다. 자매가 LPGA투어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한 기록은 안니카-샬로타 소렌스탐 자매가 갖고 있다. 언니 안니카는 2000년 3월 웰치스 서클K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1주일 뒤 동생 샬로타 소렌스탐은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도 출전한 안니카 소렌스탐은 3라운드까지 9오버파를 쳐 커트 통과한 선수 중 최하위인 74위다.
최운정(31)은 사흘 합계 9언더파 공동 6위로 선두를 추격하고 있다. 세계랭킹 2위 김세영(28)은 합계 2오버파 63위에 머물렀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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