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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뭐라도 받게 되면 엄청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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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큰 사랑을 받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지만 영화에 담긴 모든 과정이 누군가의 유년 시절 이야기도 될 수 있어 많이 공감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전 세계 영화제에서 74관왕을 차지하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미나리’의 주역 한예리(사진)는 23일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예리는 이 작품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남편 제이콥(스티븐 연 분)을 따라 미국 아칸소로 간 모니카 역을 맡았다.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미나리’는 다음달 3일 개봉한다. 그가 연기한 모니카는 남편을 따라 낯선 땅, 바퀴 달린 컨테이너 집에 살며 힘들어하면서도 가족을 지키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한예리는 미묘한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연기해 호평받고 있다.

“모니카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이콥에게 ‘헤어지자’는 말은 하지 않는, 사랑이 큰 사람이에요. 모니카가 왜 제이콥을 사랑하고 함께 있는지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하며 연기했습니다.”

미국 영화 전문 매체 골드더비는 “‘미나리’의 성공 열쇠는 한예리”라고 분석했다. 콜라이더, 할리우드리포터 등도 그를 오는 4월 25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았다.

한예리가 부른 ‘미나리’의 엔딩곡 ‘레인 송(rain song)’도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부문 예비후보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자장가처럼 불러 주면 좋겠다고 하셔서 흔쾌히 하게 됐어요. 주제가상 후보는 생각도 못 했는데 정말 신기하고 좋습니다. 그래도 가수가 부른 곡처럼 잘 부르진 못해 쑥스럽네요.”

영화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비결에 대해서는 “감정을 강요하지 않으며 담담하고 무던하게 ‘우리에게 이런 일이 있었어’라고 말하는 듯한 연출 방식을 사랑해 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미나리는 감독상, 각본상, 여우조연상(윤여정 분) 등의 후보에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뭐라도 받게 되면 엄청 좋을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많이 고생한 만큼 보람된 일이 생겼으면 해요. 안 주신다고 해도 이미 충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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