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옷이 사이즈가 맞지 않아 반품을 했던 경험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다. 소비자가 반품을 요청하면 판매자는 수작업으로 반품 의류를 검사하고, 배송비도 처리해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게 된다. 베이글랩스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 줄자를 이용해 신체 치수를 측정하면 온라인 쇼핑몰과 연동돼 옷과 신체 치수를 비교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오프라인 피팅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 회사 사업 모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소비자가 스마트 줄자로 허리 둘레·팔 길이 등을 재면, 베이글랩스의 앱 ‘파이핏’에 자동으로 치수가 전달된다. 이후 이 회사 솔루션을 쓰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신체 사이즈 관련 탭을 클릭하면 치수가 자동으로 옮겨져 구매하려는 옷과 비교할 수 있다. 해당 옷이 자신의 사이즈와 어느 정도 적합한지 백분율(%)로 표시도 해 준다.
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사진)는 “작년 하반기 처음 패션 업체에 적용했더니, 사이즈 불일치에 따른 반품률이 기존에 비해 25% 가량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24 등 기존 쇼핑몰 제작사와 솔루션 공급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올해 약 300개의 온라인 쇼핑몰에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8년 개발한 스마트 줄자 ‘파이’도 인기다. 기존의 디지털 줄자는 광학센서를 이용해 눈금을 읽는 방식이 대다수였다. 파이는 줄의 분당회전수(RPM)를 센서로 감지해 길이를 계산하기 때문에 줄자의 눈금이 마모되지 않는다. 어두운 환경에서도 정확히 치수를 잴 수 있다. 박 대표는 “줄자를 길게 당기면 내부 회전 지름이 줄어드는 것까지 알고리즘으로 계산해 실제 오차가 ±0.5㎜에 불과하다”며 ”국내외 40여개 기술 특허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파이는 이미 국내외에서 3만개 가량 판매됐다. 개인이 줄자와 앱을 연동해 체지방률, 복부 비만 등을 건강관리를 할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베이글랩스는 앞으로 스마트 줄자와 연동되는 신체 데이터를 모아 개인 의류 스타일을 추천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박 대표는 영국 캠브리지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삼성코닝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야근이 잦았던 연구원 생활 기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의류를 구매했다가 치수가 맞지 않아 고민했던 점에 착안해 2016년 베이글랩스를 창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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