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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고수' 투입해 기업가치 확 높이는 P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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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대표 메뉴인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맛보려면 예약이 필수다. 중심지 매장에선 한 시간 기다리는 건 예사다. 경쟁 외식업체들이 몇 년 새 줄줄이 짐을 싼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웃백을 인수한 사모펀드(PEF)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의 경영 전략이 적중한 덕분이다. 매물을 인수하는 데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 PEF들은 사들인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과정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오퍼레이션(사업 운영) 업무에 전력 투구하고 있다. 해당 산업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조직 확충에도 앞다퉈 나서고 있다.
투자 회수의 열쇠는 ‘오퍼레이션’
스카이레이크는 아웃백을 인수한 후 예상과 다른 경영 전략을 짰다. 비용 절감 대신 과감한 투자로 상품의 질을 높인 것이다. 스테이크 본연의 맛을 살리자는 목표 아래 제대로 된 육즙을 내기 위해 냉동육을 냉장육으로 바꿨다. 토마호크, T본, L본 등 프리미엄 스테이크 종류를 대폭 늘렸다. 테이블당 객단가는 올랐는데도 손님은 오히려 늘었다. 스카이레이크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기존 경영진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아웃백의 화려한 컴백은 PEF업계에서 오퍼레이션 작업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덕분에 스카이레이크는 투자 원금 대비 10배 이상의 차익을 남기고 성공적인 매각을 눈앞에 두고 있다.

PEF의 활동 반경이 커지면서 오퍼레이션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누가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오비맥주, 공차, 할리스커피, 오렌지라이프 등이 PEF의 손을 거쳤다. 홈플러스, 롯데카드, 투썸플레이스, 버거킹 등은 현재도 PEF가 대주주다. 반면 일부 기업은 매각이 계속 지연되거나 투자 실패로 남아 주홍글씨처럼 오명이 남았다.

PEF의 경영 능력은 부가가치를 얼마나 붙여서 투자금을 회수하느냐에 달렸다. PEF는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LP)로부터 자금을 받아 운용한 뒤 펀드 만기가 도래하면 원금과 함께 수익도 돌려줘야 한다. 최대의 성과를 올려야만 다음 펀드를 구성할 때 또다시 자금을 출자받을 수 있다. 승부를 볼 시간도 길지 않다. 통상 인수 후 4~5년 내 매각을 마무리해야 한다.

과거엔 인력과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도 충분했다. 대기업 계열사들은 계열사 간 과도하게 지출됐던 비용만 줄여도 수익성이 크게 올라갔다. 중소·중견기업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시스템만 개선해도 다른 회사로 거듭났다. 하지만 PEF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보다 정교하고 전문적인 경영 능력이 중요해졌다. 특히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진 데다 PEF 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인수 가격 자체가 크게 오르자 자금 회수는 더욱 어려워졌다.

대기업 출신 전문가 곳곳에 포진
PEF들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대기업 출신 인사를 앞다퉈 영입하고 있다. 아예 오퍼레이션 전담 조직을 꾸리는 곳도 늘었다. 한·중·일 3개국에서 활동하는 MBK파트너스는 차영수 전 삼성선물 대표를 중심으로 투자 기업을 관리하고 있다. 차 부사장 겸 오퍼레이팅 파트너는 삼성그룹 내 여러 계열사에서 30여 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알릭스파트너스 등 출신 인력을 충원해 3개국 공조 체계를 갖췄다.

한앤컴퍼니는 소니코리아 대표를 지낸 윤여을 회장이 10여 명의 전문가를 이끌고 오퍼레이션 작업을 맡고 있다. 윤 회장은 한앤컴퍼니가 투자한 한온시스템의 이사회 의장까지 맡으며 진두지휘하고 있다. 홍콩계 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현대카드 부사장 출신인 김정인 오퍼레이션그룹장이 투자 기업을 관리하고 있다.

토종 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별도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스틱은 2009년부터 삼성전자 출신인 백봉주 위원장을 중심으로 7명으로 구성된 OPG그룹을 가동하고 있다. 투자 업종이 다양한 만큼 제조, 서비스, 정보기술(IT) 등 출신 성분도 고루 분포돼 있어 포트폴리오별로 현장 전문가가 경영에 참여한다. IMM PE는 지난해 오퍼레이션 별도 법인을 출범시켰다. 할리스커피를 통해 경영 현장을 경험했던 김유진 전무가 전면에 나서 주요 투자 기업들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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